[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만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04.71(2015=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하락했다.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해 9월(-0.4%) 이후 처음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0.8%)을 시작으로 줄곧 0%대를 이어오다가 지난 8월 -0.038%를 기록하며 사실상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9월에는 -0.4%로 하락하며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공식' 물가가 0%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이후 지난 1월(1.5%)부터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했던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0.1%) 0%대로 내려앉더니 이달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마이너스 물가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인하로 인한 석유류 가격 둔화다"면서 "교육 분야 정책지원에 따라 고교 납입금, 유치원 납입금이 낮아지는 등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물가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IMF 외환위기 회복기였던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교육 분야 정책지원에 따라 공공서비스가 1.9% 하락한 원인이 컸다. 고교납입금과 유치원납입금이 낮아지면서 전체 물가에 미친 기여도는 -0.27%p다.
다만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안 심의관은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발생하는 수요 부족에 의해 물가가 낮아지는 현상이 지속됐을 때 디플레이션이라고 정의하지만, 이번에는 수요측 원인이라기보다는 공급 요인이다"며 "석유류 하락도 이번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이를 두고 디플레이션이라고 판단하기는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안 심의관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물가 상승요인으로 유가가 반등했고 향후 긴급재난지원금이 집계되면 서비스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공급 체인의 문제 등 공급 애로가 있으면 물가가 하락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