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혜은 기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전격적으로 격상했지만 다른 지역과의 인구 이동 등을 통한 감염의 우려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전국적으로 확산의 조짐이 보이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거리두기 격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광주광역시 소재 국립시설의 운영을 제한하겠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이는 광주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강화한 데 따른 조치다.
광주는 사찰인 광륵사와 관련된 집단감염이 확산되자 지난달 30일 거리두기 2단계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마련한 거리두기 단계별 수칙에 따르면 2단계에서는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이 모이는 집합이나 모임, 행사 등이 금지된다. 스포츠 행사는 무관중으로 진행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유럽처럼 도시를 봉쇄하는 극단적인 방역 전략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일부 고위험시설의 운영은 제한하면서 국민들에게 위험시설 방문이나 모임 등의 자제를 권고하는 '자율적 방역'을 실시 중이다. 확진자가 하루 1000여명 가까이 발생했던 대구·경북 지역도 봉쇄 없이 자율적 방역을 통해 확산세를 잡았다.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2~3월과 달리 6~7월은 상대적으로 국민 이동량이 많은 계절이다. 또 7월부터 집중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휴가를 통해 대규모 인구 이동이 예상된다.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별 수칙을 마련하고 각 지자체별 평가에 의해 단계 격상 등의 조치가 이어졌지만 사각지대는 나타날 수밖에 없다.
고위험시설의 경우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운영 자제 명령이 내려지지만 기본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2단계가 돼야 일부 운영 중단 등 강제 조치가 적용된다.
우리나라는 전국이 일일 생활권으로 주말 등을 이용하면 어디든 이동이 가능하다. 지난달 16일 기준 클럽과 같은 유흥주점은 수도권과 부산, 전남에서 집합금지 대상이지만 대구와 경북, 전북, 충남 등에서는 집합제한에 해당하고 나머지 지자체에서는 특별한 제한이 없다. 헌팅포차는 서울과 대구, 충남, 전북에서 집합제한 중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이용할 수 있다.
고위험시설의 집합금지 등 운영의 제한이 없는 지역으로 인구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봉쇄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가운데 전국적인 거리두기 1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개인의 참여가 방역의 성패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