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방송한 PD수첩에 대해 시청자에게 사과하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6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PD수첩'이 지난 4월 29일과 5월 13일에 방송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1, 2편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라는 의견을 모았다.
3시간이 넘게 진행된 전체회의에서 제작진의 의견을 청취했지만, 엄주웅 위원 등 야당 추천 심의위원 3명이 퇴장하는 파행이 거듭됐지만, 방통심의위는 PD수첩에게 중징계를 결정했다.
엄 위원은 'PD수첩' 제작진의 의견진술에 앞서 KBS '뉴스 9' 관련 안건이 상정되기 전에 신상발언을 한 뒤 회의장을 떠났으며, 백미숙 위원과 이윤덕 위원은 '뉴스 9' 안건이 상정된 뒤 방통위의 법적.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뒤 심의에서 퇴장했다.
방통심의위는 위원들이 퇴장에도 불구하고 "PD수첩 방송내용이 정부의 졸속 쇠고기 협상을 비판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방송내용이 객관적이지 못하다"면서 "반론없이 한 쪽의 의견만을 많이 제시함으로써 양적 균형과 공정성을 잃었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에게 광우병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을 심어주고 충격적 영상을 이용해 감정에 호소한 측면이 있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과학적 사안을 검증하는 데 소홀했고 여러 차례 오역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방통심의위는 ▲ 영어 인터뷰에 대한 오역으로 사실을 오인하게 해 방송심의규정 제9조(공정성) 제3항 및 제14조(객관성) 위반 ▲ 미국의 도축시스템·도축장실태·캐나다 소수입·사료통제 정책 등에 대해 미국 소비자연맹이나 휴메인 소사이어티 관계자의 인터뷰만 방송해 방송심의규정 제9조(공정성) 제2항 위반 ▲ 오역 및 진행자의 단정적 표현 등이 결국 오보였음에도, 이에 대해 해명(5·13)은 있었으나 지체없이 정정방송을 하지 않아 방송심의규정 제17조(오보정정)를 각각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 방통심의위는 이날 회의에서 KBS '뉴스9'의 한국방송 특별감사 보도에 대해 '공정성'에 관한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했다며 '주의' 결정을 내렸다.
'시청자에 대한 사과'는 방송사 재허가에 반영되는 방송평가에 감점(-4점) 요인이 되며, 추후에 방송을 통해 시청자에게 제재받은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
PD수첩은 방통심의위의 중징계 결정으로 신뢰도에서 큰 상처를 입게됐고, 검찰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PD수첩 제작진은 "일부 번역의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방송 제작에 있어 의도나 방향성이 있지 않았다"면서 "방송의도가 불순했다거나 과장됐다는 평가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심의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인 가치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KBS '뉴스9'의 '주의'에 대해 KBS 기자협회는 성명을 발표했고, 방송인총연합회는 목동 방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통심의위가 정권의 방송탄압 도구임을 자처하겠다면 더 이상 방통심의위의 존재가치와 역할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MBC는 17일 긴급회의를 통해 재심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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