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이혜은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 요인으로 또다시 환기 시설이 없는 밀폐 공간에서의 식사가 지목됐다. 지난 6월 수도권 교회 집단감염 때 수차례 주의를 당부했는데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된지 한달여가 지나 또다시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기쁨153교회와 관련해 총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교회 교직자를 배우자로 둔 지표환자(집단감염 내 첫 확진자) A씨가 이달 4일 확진 판정을 받고 접촉자 103명을 조사한 결과 A씨의 남편과 자녀 등 가족 4명, 교회 신도 2명, A씨 직장 동료 1명 등이 추가로 확진됐다.
A씨는 산북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보건교사로 학생 55명과 교직원 35명 등 전수 검사 결과 직장 동료인 또다른 교직원 1명을 제외한 89명은 음성으로 판명됐다.
이 과정에서 방역당국은 해당 교회가 환기가 되지 않는 지하 1층에 있고 창문과 환기시설이 없는 데다 이곳에서 신도들이 함께 식사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확진자들은 일요일인 지난 2일 예배 당시엔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예배 후 식사를 함께 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예배 후 신도 중 한 사람이 도시락을 준비해 와서 다른 신도들과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교회 근무자를 포함해 총 신자 수가 14명"이라고 말했다. 다만 14명 중 몇명이 식사를 했는지에 대해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사례는 6월말에도 있었다.
6월26일 지표환자가 확인된 경기 안양시 주영광교회에서도 환기가 안 되는 시설인 교회 내에서 식사를 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6월29일 이 같은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현장 종교활동을 하는 경우라면 감염의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참여자의 규모, 숫자를 줄여주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되,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식사나 찬송 같은 상황을 금지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전체 신도 수가 80여명으로 소규모였던 주영광교회와 관련한 확진자는 7월11일 낮 12시까지 총 26명(경기 25명, 서울 1명) 확인됐다. 감염은 교인과 가족, 지인, 직장 동료 등으로 확산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소모임 관련 집단감염이 계속되자 정부는 소모임을 금지하는 내용의 핵심 방역수칙 의무화 행정조치(집합제한)를 지난달 10일 오후 6시부터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강력한 소모임 금지 조치는 교회 발(發)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2주 만인 지난달 24일 오후 6시 해제됐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9일 만에, 해제 이후 두번째 주일 환기가 안 되는 교회 내에서 단체 식사가 이뤄진 것이다.
소모임 금지 조치 해제를 하루 앞두고 방역당국은 "해제 후에도 소모임·행사·식사 등 감염 위험도가 높은 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었다.
방역당국은 백신이 개발돼 접종을 하더라도 기본적인 방역수칙 준수에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