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 직속으로 경쟁력강화를 위해 만든 미래기획위원회가 정치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주목을 하고 있다. 6월30일 청와대 인사개편에서 미래기획위 소프트파워 분과 위원인 정진곤 한양대 교수가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으로 발탁된데 이어 7월7일 단행된 부분개각에는 미래기획위 안병만 위원장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내정됐기 때문이다. 이 결과 미래기획위원회가 ‘고위 공직으로 가는 보증수표’라는 말들과 함께 공교롭게도 미래기획위 출신이 교육정책을 주무르는 수뇌부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제2의 강만수 사단’이 탄생할 지도 모른다는 염려섞인 일부 시각도 있다.
‘21세기형 집현전’으로 불려
대통령 자문 미래기획위원회는 5월14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첫 회의를 갖고 공식 출범한 바 있다. 미래 비전의 수립과 미래 과제에 대한 대응전략, 정책대안 등을 수행하며 특히 대통령이 요구하는 미래사회 주요 정책의 연구·평가, 지속 가능한 발전 관련 주요 정책과제 등을 검토하게 된다. 또 기후변화 자원부족 고령화 등 범 정부적 주요 미래 추세를 예측 분석하고 국정지표인 선진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선진모델을 사회 전반에 적극 소개·확산시켜 나가는 첨병의 역할도 담당하는 ‘21세기형 집현전’으로 불리우고 있을 정도다. 미래기획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28명의 민간위원(임기 2년)과 기획재정부장관,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간사)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 5개 분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으며 민간위원의 경우 학계 업계 문화계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다 위원회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의제 발굴과 과제 추진방안 수립, 추진상황 점검 등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미래기획단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기획단의 단장은 김상협 국정기획수석실 미래비전비서관이 겸임하고 부단장은 주형환 기획재정부 국장 등 관계부처 국 과장급 중견공무원과 민간전문가 17명으로 구성돼 있다. 미래기획위는 5월14일 1차 회의에서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 박사, 정옥자 국사편찬위원장, 도미니크 바튼 맥킨지 아시아태평양회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건국 60주년을 비롯, 한국의 현 위치와 미래발전방향을 중점 토론하고 미래기획위원회의 비전수립방안을 대통령께 보고한 바 있다. 5개 분과 가운데 미래전략·사회통합의 경우 배규한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를 비롯해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이정혜 국제이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 등이 활동하고 있으며 미래외교·안보 분과는 현인택 고려대 교수, 이정민 연세대 교수,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국제정치학 교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미래환경·에너지·과학 분과는 신의순 연세대 교수와 이웅열 코오롱그룹 대표이사 회장, 김성근 서울대 교수 등으로, 미래경제·산업 분과는 정기택 경희대 교수, 안철수 (주)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강성진 고려대 교수 등이 함께 하고 있다. 이와함께 소프트파워 분과는 박진영 JYP 엔터테인먼트 대표와 김기범 초록뱀미디어 대표이사, 사진실 중앙대 국악대학 교수 등이 포함돼 있다.
민간위원 상당수 MB와 인연
미래기획위 5개 분과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간위원의 경우 평균연령 48세로 전체 28명 중 과반이 훨씬 넘는 18명이 30~40대로 구성돼 있다. 특히 민간위원 중 상당수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정책 조언을 하거나 서울시장 시절 맺은 인연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연유로 인해 미래기획위원회가 이명박 정부의 고위직 등용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7 부분 개각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병만 전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했던 2006년 2월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가까워 졌다. 또 이 대통령과 같은 테니스 동호회 멤버이면서 동갑인 것 등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뿐 만 아니라 6월30일 청와대 인사에서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으로 발탁된 정진곤 한양대 교수도 대통령자문 교육개혁추진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교육정책의 조언 등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함께 이 대통령의 ‘싱크탱크’역을 자의반타의반으로 자임하고 있는 미래기획위 민간위원들 가운데 P, J, S,위원 등은 대통령과의 이런 저런 연유로 인해 향후 정부 인사에서 고위직으로 진출한다는 설이 여의도 정가를 중심으로 파다하게 나돌고 있으며 정부에서 파견된 미래기획단 공무원들의 중용까지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뿐 만 아니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김영식 전 사무총장이 임기를 2년이나 남겨두고 사표를 제출하면서 “청와대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외압이 있었다”고 하자 교육계에서는 후임 사무총장으로 미래기획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대 교수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내사람 돌려쓰기’ 평가
이명박 정부가 미래기획위원회 민간위원들을 교육부 브레인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 정치권과 일부 국민들은 대통령의 ‘내사람 돌려쓰기’ ‘백지연(수백명의 지인들과의 인연으로 인한 국정운영)’ 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여기에다 교육장관과 수석비서관, 대교협 사무총장 모두가 논문 표절·중복게재, 연구비 이중수령 논란에 휩싸이는 등 전문성과 도덕성을 무시한 인사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안병만 교육부 장관 내정자가 한국외국어대 편입학 비리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간 한바탕 혼전이 예상되며 자칫하면 낙마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안 교육부장관 내정자는 1983년 12월 한국정치학회보에 낸 논문이 제자의 석사논문과 조사대상과 조사방법이 같아 논란이 되고 있으며 95년에 쓴 논문도 자기 표절 혐의를 받고 있다.
뿐 만 아니라 업무추진비 전용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안 교육부장관 내정자가 한국외국어대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1997년 발생한 한국외대 편입학 비리에도 가담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진곤 수석은 2000년 학술진흥재단 등재지에 낸 논문과 1997년 교내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등이 중복게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공계 교수는 “전문성을 요구하는 교육과 과학을 한 부처로 통합해 놓고 장관과 수석을 모두 교육 전문가로만 채워놨으니 앞으로 과학기술계에 대한 정책이 어떻게 흘러갈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교수는 “교육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백년대계를 책임져야 하는 교육관련 정책 입안자들의 도덕성도 매우 중요한 대목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관계자도 “안병만 교육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의 필요성에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인사청문회가 열릴 경우 안 내정자의 여러 흠집으로 인해 낙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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