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약 3년5개월 만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게 뺏겼다가 하루 만에 탈환을 성공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 하반기 실적 및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어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1일 3.76%(2700원) 오른 7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가총액은 54조2362억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52조8658억원)를 1조3000여억원 차이로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2위를 되찾았다.
이달 들어 주가 하락세를 겪던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 시총 3위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순위가 뒤집혔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2위에서 내려온 적은 지난 2017년 3월24일(36조361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4.27% 하락한 7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종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한 3월23일 이후 종가 기준 최저치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승하며 하이닉스와의 시총 격차를 좁혀왔다.
SK하이닉스 약세는 올 하반기 실적 부진 우려에 기인한다.
앞서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란 분석과 함께 올 하반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증권사들은 이달 실적 및 목표가를 하향 제시한 바 있다.
박유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PC수요가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버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이 전반적인 실적 둔화로 이어질 것 같다"며 "DRAM의 경우 클라우드 고객들의 재고 조정 등의 여파로 출하량과 가격이 동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NAND는 출하량 증가 효과를 가격 하락이 대부분 상쇄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 "3분기 데이터센터용 시장 수요가 더욱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서버업체들과 생산업체 간 가격협상 힘겨루가기 지속되는 가운데 물량 출하가 원활하지 못했다"며 "매크로 수요 둔화로 전방업체들이 재고 부담을 생산업체에 넘기고 있다. 3분기 DRAM가격 하락 폭이 생각보다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가가 7만원 초까지 하락하자, 추가 하락시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센터장은 "올 하반기 반도체 가격이 하향될 것 같지만 주가가 여기에서 추가로 더 하락하는 등 6만3000원~7만원 구간이 된다면 두려움 보다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2008년과 같은 대규모 적자 상황이 전개되는 것만 아니면 2020년 말이나 2021년 1분기까지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되더라도 적자 가능성이 낮기 떄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총 1위는 대장주 삼성전자(333조7108억원)가 지켰다. 4위는 NAVER(51조3323억원), 5위는 LG화학(49조3440억원), 6위는 셀트리온(40조6331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