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이트클럽에서 불이나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20일 새벽 5시 30분쯤 서울 은평구 대조동의 한 나이트클럽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소방관 3명이 건물 외벽을 뚫고 2층으로 진입했지만, 에서 나이트 클럽 3층 일명 '샌드위치 판넬'로 된 건물 천장이 조명장치 등 장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면서 건물 안에 고립됐다.
나머지 소방관들이 이들 3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순직한 소방관은 조기현 소방장(45), 김주재 소방장(41), 변재우(35) 소방사로 확인됐으며, 모두 은평소방서 화재진압팀 소속이다.
은평소방서 권병용 대응관리 과장은 "소방관들이 건물에 고립된 뒤 공기통의 공기가 모두 떨어지면서 연기에 질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황인호 서울시소방방재본부 화재조사팀장은 “소방관 2명은 나이트 클럽 2층 홀에 있다가 3층 천장에서 떨어진 조명에 맞았고, 나머지 한 명은 되돌아 나오려 했지만 건물 잔해에 진입로가 막혀 룸 안으로 몸을 피했다가 구조됐지만 결국 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날 불은 3층 건물 가운데 나이트 클럽으로 운영되던 건물 2층과 3층, 1200㎡를 태운 뒤, 화재 발생 1시간 30여 분만인 6시 50분쯤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새벽 4시쯤 모든 정리를 마친 뒤 클럽 문을 닫고 나왔다"는 종업원의 진술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건물 내부 한 구석에서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종업원의 진술에 따라, 현재 '누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건물 내 소방 시설이 미흡한데다 지난 1월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화재 참사 때처럼 천장 구조물이 스티로폼 패널로 이뤄져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소통 등 화재 진압 장비를 갖추고 있던 소방관들이 숨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는 나이트 클럽의 미흡한 소방시설과 유독가스를 뿜는 천장의 스티로폼 판넬 구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화재가 난 건물은 지난 1992년 지어졌으며, 2,3 층은 나이트클럽으로 1층은 옷가게 등 일반 상가로 이용돼 왔지만 나이트클럽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나이트클럽 안에는 옥내 소화전과 화재경보시스템이 설치돼 있었지만 단순한 경보 시스템에 불과해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해당 나이트 클럽이 지난 2004년 6월 다중이용업소로 등록돼 1년에 한 번씩 다중이용업소 소방법에 따라 소화점검을 받아왔고 지적을 받은 부분들을 보완해 왔다"며 "소방시설에서 규정상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현재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순직한 세 소방관들의 빈소는 신촌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 차려졌다.
특히, 숨진 조기현 소방장의 형님도 동대문 소방서에 현직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형제소방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가 모두 소방에 투신해 '형제' 소방관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동생이 먼저 세상을 떠나 주위에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다.
조기현 소방장은 지난 91년 소방사로 소방관에 임용돼 올해로 17년째 근무를 해왔다. 순직한 김주재 소방장은 40살 부인 사이에 11살, 13살 자녀를 뒀다. 김 소방장은 칠순의 노모를 모시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순직한 35살 변재우 소방사는 지난해 소방에 투신해 꿈을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한 채 첫 발령지에서 사고를 당해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소방관계자들은 빈소에 유족들이 모인 뒤 유족들과 보상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소방방재청은 이들 순직 소방관들을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하는 한편 국립묘지에 안장할 예정이다.
이들의 영결식은 오는 22일 오전 9시 은평소방서에서 은평소방서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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