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스트레스, 毛심기로 날리자
얼마 전 젊은 남자 손님이 찾아왔다. 모자를 눌러쓴 청년은 대략 25세 정도 돼보이는 앳된 얼굴. 그런데 모자를 벗으니 30이 훌쩍 넘은 중년의 남자로 변했다. 그의 실제 나이는 28세.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중에 있다고 했다. 20대 생기발랄한 젊은이지만 유전적 영향으로 이미 탈모가 시작된 그는 자신의 나이보다 10살은 더 들어 보였다. 그리고 그 때문에 취업면접에서도 마이너스가 된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고백했다.
대머리는 이 환자처럼 유전적 요인이 강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요인 외에도 스트레스와 과로, 식습관 변화로 인한 심리적·환경적 요인 때문에 점점 탈모증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대머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다른 것은 다 용서해도 대머리만은 안된다’는 것이 여성들이 배우자감을 고를 때 첫 번째 조건이라고 한다.
대머리 발생률을 인종별로 구분했을 때 백인중년남자는 62.5%, 흑인은 25%, 황색인은 15% 정도다. 근래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발생빈도가 흑인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지만 전체 인종별로 봤을 때는 아직도 가장 낮은 수치다. 그렇기 때문에 대머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욱 안좋은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나마 대머리 남성에게 최대 위안은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라는 통설이었다. 그러나 실제 연구결과에서 대머리와 정상인 사이의 호르몬 양이 특별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이것마저도 산산히 깨진 위안이 돼버렸다.
그러면 남성 최대 고민 대머리 치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약물과 모발이식술의 방법이 있다. 약물은 현 상태에서 탈모가 더 진행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초기 탈모에는 효과적이지만 약을 쓸 때만 효능을 발휘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탈모예방 효과는 없지만 이식 후 쉽게 빠지지 않고 자연스럽다는 장점으로 근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모발이식술이 있다. 모발이식은 인공적으로 만든 인조모발을 이식하는 것과 본인의 머리를 옮겨 심는 자가모발이식이 있다. 인조모발 이식은 본인의 머리피부를 떼어낼 필요가 없어 간편하지만 이식 후 작은 자극에도 쉽게 빠지고 매년 일정량이 빠지는 경향이 있어 추가이식으로 보충해 줘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모발이 빠지고 나면 두피에 흉터 조직이 남아 다시 심기 불편하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제일 좋은 해결책은 자가모발이식술이다.
자가모발이식은 뒷머리에서 모발을 채취해 머리숱이 적은 부위에 심는 방법이다. 모발을 포함한 두피를 모판을 떼어내듯 타원형으로 떼어내 봉합하고, 채취한 모발이 든 두피에서 모발을 한 올씩 모두 분리해 모를 심듯 이마에 심는 방법이다. 모발을 얻은 흉터는 머리 안에만 남고 수술법의 발달로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에는 1회에 1,500~2,000개 정도를 이식하던 기존 방법에서 발전한 2배 가까운 3,000개 이상을 이식하는 ‘메가세션’술로 많은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시술은 대부분 국소마취로 시행하고 3~4시간동안 음악감상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시술이 끝나면 바로 귀가할 수 있고, 4~5일 후에는 머리를 감을 수 있을 정도로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
간혹 시술 받은 환자가 한달 정도 지났을 때 머리가 빠졌다며 항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다. 이식된 모발이 탈락기에 들어가 처음 한달 간 서서히 빠지는 현상인 것이다. 모발만 옮긴 것이 아니라 모낭을 함께 옮기기 때문에 새 모발이 7~8개월에 걸쳐 다시 자란다. 단, 심어준 모낭 전체가 생착되기는 어렵고 80% 정도의 모낭만이 완전히 생착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대신 완전히 생착된 모낭은 계속해서 모발이 자라나 영구적이라 할 수 있다.
김홍래 성형외과 전문의, 신선미 성형외과 원장 www.shinsunm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