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못 보는 신용카드 정책 언제쯤이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심각, 개인워크아웃 자격요건은 완화될 것
2002년까지
우리나라에 발급된 카드 수는 총 1억300만장에 이른다. 국가 경제 손실에 가계 부실이 기여했다면, 가계 부실을 도운 건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카드 발급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카드사 부실 문제가 제기되자 부랴부랴 신용카드사 종합대책을 통해 현금 서비스 비중을 축소하고 카드
수수료를 인하했다. 그러나 연체율을 억제하겠다던 정부 정책은 오히려 연체율만 증대 시켰고 수수료 인하는 시장 팽창이 어려운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경영 상태만 악화 시켰다. 신용불량자들이 갚지 못한 카드사의 부실채권 문제도 심각하다. 부실채권은 보통 장부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팔리는
것이 정설. 문제는 매수처가 부족하여 외국계 자본에 턱 없는 가격으로 팔려 헐값 매각 시비와 국부유출 논란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부실채권 ‘땡처리’ 막아라!
국내에 상각채권(부실채권)을 매수할 기관이 없어 외국계 자본에 장부가격의 20%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상각채권을 매각 처리하는 상황이 발생해
금융감독원이 진화에 나섰다. 카드사 상각채권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외국계 자본에 상각채권이 넘어가는 점을 감안, 매수처를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여전협회와 카드사가 공동으로 ‘카드채권관리 협의회’를 구성하고, 공동으로 출자하는 채권추심회사를 설립하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공동 채권추심회사를 설립한다는데 합의한 상태일 뿐 세부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다. 이외에 신용정보회사가 부실채권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또한 사후정산방식(수수료율 공제) 등을 통해 자산관리공사(Kamco)가 일부 부실채권을 매입하였고, 계속해서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수처가 늘어나면 경쟁이 심화돼 가격도 올라가고 매수기관도 분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금감원은 민간 채권평가회사의 카드채 평가수익률 등 실세금리를 반영한 신규 카드채 발행을 확대하도록 지도키로 했다. 이를 위해
증권사 창구에서의 카드채 매출을 확대하고 투신사의 카드채 편입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자격완화,
절차 간소화
민주당 강운태의원 등이 추진 하는 개인신용불량자 신용회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안 배경은 신용불량자 구제시스템 ‘개인워크아웃제도’의 자격요건과
절차가 너무 복잡하여 실제 혜택을 받는 사람은 1,000명 정도에 불과해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 법안도 검토 단계 일 뿐 가시화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강운태 의원의 보좌관 최용식 씨는 원안 내용공개를 요구하자 “원안 공개를 할 수 없습니다. 아직 검토 중이고 사회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언론에 발표할 수 없습니다”고 말했다.
특별조치법안이 상정된 것은 아니지만, 5월 중순부터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 자격요건이 완화되고 절차도 간소화 된다. 먼저 채무
상환기간이 현행 5년에서 8년으로 연장된다. 실례로 채무상환기간이 5년일 경우 4,500만원의 빚을 매달140여 만원씩 갚아야 하기 때문에
소득 수준이 이보다 낮을 경우 ‘자격미달’로 신청할 수 없었다. 앞으로는 8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채무자가 수입이 늘어날 경우 할증방식으로 상환할 수도 있다. 또한 사업성 채무액이 총 채무액의 30% 미만이어야 한다거나 1개 금융회사
채무액이 전체의 70%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규정도 없어진다.
이 외에 개인워크아웃 신청자가 그 동안 개별 금융회사들을 일일이 찾아 발급 받아야 했던 부채증명서 적격확인서 등을 폐지하며, 개인워크아웃이
확정될 경우 금융회사를 다시 들러 신대출약정서를 개별적으로 맺어야 했던 절차도 없애기로 했다. 이로 인해 30여 장이 넘는 관련 서류 준비가
간소화 되고, 신청에서 확정까지 3달 가까이 걸리던 처리기간이 5주 안팎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러한 완화 조치 외에도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들의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여과 장치와 신용카드 회사들의 무분별한 카드발급 문제를
개선사항으로 꼽고 있다. 추진 중인 정부정책과 맞물린다면, 카드사 부실, 가계부실 문제도 서서히 사라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박광규 기자 hasid@sisa-news.com
르포 |
이젠 신용카드 쓰고 싶지 않아요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들의 신용불량자 등록 이유가 다양하다. 사기를 당한 사람도 있는가 하면, 부모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