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독한 유대관계 위한 초석 마련”
한미연합사령부 제정, 동맹 50주년 주한미군 첫 ‘좋은 이웃 상’ 시상식
작년 효순이 미선이 여중생 장갑차 사건을 계기로 반미감정이 확산된 가운데 그 동안 지속돼온 주한미군과의 동맹관계
균열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 5월7일 용산기지내 드래곤 힐 로지 호텔에서 ‘좋은 이웃상’ 시상식이 열렸다. 리온 J.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한미연합사령부 및 한미군 소속 모든 장성과 주요 지휘관을 비롯해 자유총연맹 권정달 총재, 한국자문위원회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수상자는 각 지역에서 추천받은 20명 중 사령부에서 최종 선발한 5명이 선정됐다.
“혜택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
시상식이 거행되기 전 라포트 사령관은 “한국과 미국은 모두 민주주의 국가이고, 민주주의의 근본을 ‘가족’과 ‘이웃’이라 생각한다”며 “동맹
50주년을 맞아 이웃관계인 양국의 유대를 돈독히 하기 위한 일환으로 ‘좋은 이웃상’을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주한미군은 한국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그 고마움에 대한 보답”이라고 덧붙였다.
수상자는 한미 양국간의 우호증진과 상호 문화 이해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한 최순식 경기도 행정2부지사, 이경추 송탄상인회 회장, 오갑동 한미
관계기업인협회(KARE) 회장, 국제민간외교협회(PTP) 대구지부에서 활동중인 손영옥. 안병협 부부가 선정됐다.
최순식 지사는 미 보병 제2사단과 제1지역 장병들을 지원, 미군과 한국 민간 공동체간의 대화를 증진하고 한미협력협의회 창설에 능동적으로
개입했으며, 경기도 관내 50개소의 안전한 도로를 건설하기 위한 5개년 도로개선계획을 추진했다. 미2사단 사단장 존 우드 소장은 “한국인의
관점에서 여러 현안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조언자”라고 최 지사를 치하했다.
한편, 오산공동체에서 ‘K.C. Lee’로 알려진 이경추 회장은 지역 내 미국 지원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한미 평화를 위해 수고한
노력이, 오갑동 회장은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고자 만든 비정치, 비정부 사설기관 KARE를 이끌어 온 노고를 인정받았다. 라포트 사령관은
오 회장을 소개하면서 “골프를 함께 즐기는 친구”라며 “실력이 좋아 ‘타이거 오’라고 부른다”라고 말해 두터운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단체상 대한민국 경찰
수상자 안병협, 손영옥 부부는 1974년부터 29년간 매년 주한미군 장병을 초청해 한국음식을 대접해왔다. 1974년 대구지역에 주둔하던
미군 부대장 부인에게 영어를 배운 것에 대한 감사 표시로 몇몇 장병들을 집으로 초청해 음식을 대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 후로 한국음식
대접은 연례행사가 됐고, 지금까지 안씨 부부의 집을 다녀간 주한미군 장병 가족만 400여명이 넘는다. 1994년 캠프 워커 에버그린 클럽에서
개최한 한미관계에 관한 특별 강연회에 대구 미군지역사회에 소속된 300여명이상의 군인과 가족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부부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한국가정프로그램도 펼쳐왔다.
이들을 추천한 에드문드 사령관은 “한국 역사를 함께 나누려는 그들의 의지는 여러 해 동안 우리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해주었다”면서 “그들은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좋은 이웃”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 날 시상식에는 안병협 씨를 대신해 딸 안인해 씨와 손씨가 참석했다.
개인상 수상 이후 유일한 단체상이 시상됐는데 대한민국 경찰이 선정됐다. 최기문 청장이 대표로 상을 받은 이날 자리에서 라포트 사령관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한미군방위에 헌신해준 한국 경찰에게 경의를 표합니다”라며 앞으로도 돈독한 유대관계를 유지할 것을 다짐했다.
다양한 프로그램 지속적 추진
‘좋은 이웃상’ 시상식은 올해 1월 창안된 ‘좋은 이웃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처음 개최됐다. 주한미군은 산발적으로 진행돼온 유사 프로그램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고아원방문과 연합합동훈련, 영어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펼치는 데 주력했다. 또한 5월을 ‘좋은 이웃의 달’로 정하는 등
지속적인 활동도 약속했다.
한편, 주한미군은 역대 사령관들의 인물사진이 걸려있는 한미연합사 본관 건물 로비에 공간을 마련, 매년 5월 선정되는 ‘좋은 이웃상’ 수상자들의
사진과 공적, 주한미군과의 관계를 상세히 기록해 영구 전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국과 미국의 우호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기 위해 이미 한국자문단을 구성해 비판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며, 내달 중에는 영어와 한국어로
서비스되는 자체 인터넷 사이트를 가동, 사령관에게 각종 민원을 직접 호소할 수 있는 한국어 전용 직통전화도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포트 사령관은 “좋은 이웃 프로그램은 한미동맹을 견고히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지역사회 발전에도 대단한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라
말했다. 또한 “한국과 미국은 현재의 친구이며 이웃이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라고 강조하면서 “함께 자유를 수호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데 앞장서자”고 촉구했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