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개혁, 젊어져야 성공한다”
반통일수구당, 재벌비호당, 노인당 이미지 혁신 필요
지난 대선 이후 각 당은 유권자들이 요구하는
당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따라서 민주당의 경우 개혁 신당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신·구주류 세력간의 권력 싸움으로 비화되고는 있지만
어쨌든 변화를 위한 시도임을 분명하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당 개혁의 발판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는 26일 전당대회에서 23만명의 선거인단을 통해 당의 개혁을 이끌 지도부를 선출할 계획이다.
당 정책위의장에 출마한 홍준표 의원(50 서울 동대문 을)을 만나 한나라당의 개혁방향과 최근 정치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한나라당이 개혁해야 할 부분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무엇보다도 당의 ‘서열지상주의’, ‘관록 지상주의’를 탈피하는 것이다. 정당이 힘과 역동성을 자기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당직자를 능력에 따라
선출해야한다. 지금과 같이 3선, 재선, 초선을 나누고, 당선 횟수 위주로 보직을 준다면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
두 번째 우리 당이 반 통일수구당 이미지로 잘못 알려져 있다. 바로 잡아야 한다.
세 번째 재벌비호당 이미지로 되어있다. 전체 유권자의 99.9%가 서민인데 어떻게 재벌 비호당 이미지로 갈 수 있는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네 번째 노인당 이미지를 빼야한다. 젊은 초재선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서 활동하고, 선배들은 병풍역할을 해줘야한다. 젊고, 역동성 있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는 당의 당직 쇄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보수는 개혁적 보수, 합리적 보수여야지, 수구보수당 이미지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한 예로 지난 2001년 내가 김부겸 의원과 함께 최고의원 경선에 나섰었다. 그러나 당에서는 받아주지 않았다. 민주당의 경우 정동영, 신기남,
추미애 의원 등 40대들을 최고위원에 포진시켰다. 민주당의 대선 승리요
인에는 역동성에 있다. 반면 우리 당은 역동성보다는 보수회귀, 극단적 보수성향의 사람들의 목소리가 너무 컸기 때문에 젊은 층을 끌어안지
못했다.
민주당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대통령선거에서 이긴 집권정당이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은 우스운 이야기다. 노무현 당을 새로 만든다는 것 밖에 안 된다. 과거에 모든 정부가
집권시 대통령 자신의 정당을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민주당 신당 작업 역시 노무현 신당을 만들자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정치를 하겠다는 것 아닌가? 정치를 어떻게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 할 수만 있나.
과거 새천년 민주당 창당할 때 왜 새천년 민주당이라고 했나, 천년까지 가자고 그렇게 지었다. 그런데 3년도 못 가고 간판을 내렸다. 이번의
신당 작업도 또 다른 포말정당을 만든다는 의미다.
현재 민주당 신주류중 지역주의 득을 본 사람들이 많다. 모 의원 같은 경우에 호남에서 90%이상의 득표율을 얻었다. 만약 그 의원이 강남에서
나오면 그런 지지를 받을 수 있나? 말하자면 지역주의 득을 그렇게 많이 본 사람들이 지역주의 정당을 타파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대통령 방미 성과에 대해서...
노 대통령의 변신이 참으로 놀랍다. 대통령이 책임지지 못할 말을 많이 해왔고, 미국에 가서도 책임지지 못할 말을 많이 한 것 같다. ‘50년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자신이 사상범 수용소에 가 있었을 것’이라는 발언은 참으로 굴욕적인 말이었다. 자세를 굽혀도 너무 굽혔다. 일국의
대통령이 그럴 수 있느냐? 대통령 후보때와 당선자 시절에 미국에 대해서 반미면 어떻느냐는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에 말 빚을 갚기 위해서 그렇게
굴욕적인 말을 한 것이다. 그런 말 안 해도 미국과 신뢰는 어느 정도 쌓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정치해서는 안된다. 또 하나
걱정은 미국에서 그렇게 말을 해놓고, 이번엔 북한 김정일을 달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이 퍼 줘야할지 모르겠다.
대통령의 무원칙한 발언은 국정에 혼란만을 가져온다.
이범수 기자 skipio@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