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빌딩 하나가 ‘기업’
순수 오피스 빌딩보다
다양한 부대시설 갖춘 빌딩이 부가가치 더 높아
130층 580m의 IBC조감도 | 63빌딩 249m |
트레이드 타워 228m | 스타타워 206m |
‘더 높이 더
빠르게 더 강하게’.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자 노력하는 선수들을 독려 하는 표어이자, 조금 엉뚱하지만 인간의 욕망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바벨론 탑과 같은 초고층 빌딩 건설을 추진하는 각 나라의 프로젝트에도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초고층 건물을 짓는 첫번째 이유는 토지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좁은 땅 안에 층수를 높이면 높일수록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확장된다. 그래서인지
초고층 빌딩의 역사는 짧지 않다.
산업발전이 늦었던 우리나라의 초고층 빌딩 역사가 1971년에 완공된 삼일빌딩(31층)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초고층빌딩이라고 내세울만한 것은 없지만, 몇 년 안에 그 이름을 올릴만한 빌딩건축이 계획되고 있어 흐뭇하다.
세계 최고층 예약은 ‘IBC’
현존하는 세계최고층 빌딩은 영화 ‘엔트랩먼트’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가장 높은 빌딩이다. 하지만, 당장 내년1월이면 101층
규모의 대만 타이페이101에게 1위 자리를 넘겨주어야 하고 그나마도 3년을 지키지 못하고 2007년 완공 예정인 홍콩의 108층짜리 유니온
스퀘어가 세계 최고층을예약하고 있다.
우주에서 바라본다면,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듯 하겠지만, 인간의 높이에 대한 욕망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을 듯 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외국기업협회에서 그 동안 서울 건축물 고도제한 410m에 묶여 건립하지 못했던 세계 최고층 국제비즈니스센터(IBC)건축 프로젝트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총 연면적 181,593평에 130층, 높이 580m 규모. 공사비로 약 13억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IBC 상층부 27개층(104~130층)에는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560실 규모의 6 star 급 최고급 특급호텔 체인이 들어서게 되며 그 아래 46개층(58~103층)에는 외국인 주거공간으로
활용할 특급호텔형 serviced residence 개념의 외국인 장기 체류용 아파트, 중층부(7~57층)에는 주한외국기업의 head office와
아시아 태평양지역 글로벌 기업의 지역본부, 저층부(1~6층)에는 국제회의를 위한 전시전문 컨벤션센터, 국제박람회장, 백화점, 공항터미널, 영화관,
휘트니스센터, 메디컬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IBC 건립으로 1조7,000억원의 생산유발, 연인원 240만명 고용, 1,000여개 중소기업 활성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웬만한 중소기업은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우의 송도 사옥 프로젝트(100층), 대우의 부산 수영만 타워(102층), 잠실 제2롯데월드(110층)
등이 계획한 후 취소된 경우로, IBC 건립도 확실한 계획이 세워지기 전까지 세계 최고층을 기대하기 어렵다.
수입, 지출 역시 ‘초고층’
초고층 건물의 기준을 몇 층 이상으로 할 것인지 통일된 기준이 명확치 않고, 국내의 경우 초고층 수가 충분하지 않아, 50층(지하층 포함)
이상을 초고층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빌딩 상주 인원 6,000여명, 유동 인구 50,000여명에 이르는 스타타워는 크기면에서 한국 최고 빌딩이다. 지하8층, 지상45층 규모이지만,
연면적은 64,206평으로 국내 최고층인 63빌딩의 50,305평보다 월등히 넓다. 지상 206m 높이인 스타타워는 정보통신 1등급 건물로
향후 발전된 초고속 인터넷 및 데이터 통신 등을 완벽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UTP케이블을 이용하여
개인 PC에서 공청, 위성 및 종합방송이 시청 가능한 CATV/MATV(AMP사 제품)을 도입하고 있다.
스타타워는 한층당 1,100평 정도의 임대면적에 평당 임대료는 85,000원. 1년 임대료 수입은 약594억원 정도로 현재 유니버셜 픽처스
코리아, 메르세데스 벤츠, ING 생명보험 등 외국계 회사를 비롯한 국내외 유수 업체들이 입주하고 있다.
1989년에 준공한 무역센터 내 트레이드 타워는 지상54층, 지하2층 연면적 32,582평으로 빌딩 자체가 아닌 COEX전시장의 경제적 파급효과로
더 유명하다. COEX의 운용수입이 트레이트 타워를 능가할 만큼 국내 최고의 전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트레이트 타워는 한층당 845평의 임대면적에 평당 임대료는 84,000원. 1년 임대료 수입으로 477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근접해 있는
아셈타워, COEX의 임대수입을 합치면 그 효과는 엄청나다.
국내 최고층 빌딩이 된지 18년째인 63빌딩은 자체에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고, 빌딩 관리자체가 안정단계에 있어 높은 수익을 올리는 빌딩으로
알려져 있다.
연회 및 식음부분에서 650억, 관광부문에서 140억, 빌딩임대 및 관리부문에서 230억, 유통 및 쇼핑부문에서 230억을 비롯해 연간 1,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다. 상주인원은 10,000명, 유동인구를 포함하면 30,000명 정도가 이용하는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빌딩이다.
세계 최고층을 쟁탈하려는 각국의 노력은 그만큼 빌딩이 가지는 고부가가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치열하고 기대치가 높다. 세계적인 명성과
기업에 버금가는 수입을 올리는 초고층 빌딩은 이제 순수 오피스빌딩 보다는 다양한 부대시설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추세다.
박광규 기자 hasid@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