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국방예산증액 요청
월포위츠 미국방부 부장관 “전력증강 위해 투자 필요”
폴
월포위츠 미국방부 부장관이 지난 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졌다. 앞서 6월13일 여중생사망 1주기를 맞이해
“한국인들에게 미군주둔에 대한 의심과 분노를 유발했다”며 “실로 비극적 사건으로 아름다운 소녀들의 죽음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그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지난 1년동안 재발 억제를 위한 조치를 마련하는 데 노력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전력증강과 관련해서 월포위츠 부장관은 “향후 4년간 150개 프로그램을 추진해 군사력의 극대화를 가져올 계획”이며 “한반도 전쟁
억지력 강화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강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한국이 이라크 국민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전제하며 “다른 나라로부터 도움받았던 것처럼 이제는 다른 나라에
더 큰 기여와 공헌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억지력 강화 목적, 北 핵보유 확증 아직…
6월1일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은 적이다’라고 표현했다. 북한을 더욱 자극할 소지가
있지 않은가?
북한의 거대한 위협으로부터 남한을 지키는 병사들을 봤다. 이런 위협이 있을 필요가 없고, 북한은 자국의 정치체제를 바꿔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주민들의 행복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20년간 아시아지역을 여행하고 근무하면서 가장 감명받은 것은 아시아인들의 문제 대처와
해결 능력이다. 대처하기 전 그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한다.
미국의 군사력변화가 미2사단 재배치 문제에 영향을 주나?
당연히 미2사단에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의 핵심은 한반도에 있는 병력이 신속·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에 맞춰
조정될 것이다.
북한이 선언한 것 외에 미국방부에서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구체적 증거를 갖고
있나?
북한이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 확인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 미국이 완벽하게 알 수는 없지만 북한의 발언을 장난으로
여길 수는 없다. 검증 불가능한 것은 검증하는 방향으로, 검증된 것은 해결하는 방향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주한미군 전력증강이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전력강화는 방어적 성격을 띠는 것으로 전력을 증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것은 단·장기적으로 한반도의 억지력 강화를 가져오고, 나아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할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평화가 오려면 북한의 핵을 폐기하고, 개발에 사용되는 자원과 비용을 국민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해야
할 것이다.
국회를 방문해 국방예산증액을 요청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한국의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T)의 2.7% 수준으로 한국정부가 더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한국의 군사력 강화를 위해
기여하는 만큼 한국도 투자를 해야한다. 예를 들어 한국 특수부대의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현대적 통신장비가 아닌 아직도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현대적 통신장비로 바꾼다면 작은 투자를 통해 몇십배에 달하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한국 국방비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이유는 ‘동맹관계’이기 때문이다.
신형 패트리어트 미사일 한반도 배치 등의 전력증강은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미국정부의 북한에 대한 전략은 당근인가, 채찍인가?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전적으로 방어 무기다. 북한이 남한을 위협하는 미사일을 만들지만 않았어도 전혀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패트리어트가 걸프전
등에서 많은 인명을 보호했듯이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긴장을 유발하는 데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과 같은 정부와 협상할 때는 인센티브도 주고, 그 반대의 것도 줄 필요가 있다. 우리가 어떤 방향을 추구할 것인가는 북한의 선택에 달려있다.
긍정적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한·중·일 등 동북아 주요국가들이 북한 설득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