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곽주원 정책위원 인터뷰
“경제자유구역법은 폐기되야
한다”
이해관계자와 충분한 논의 없이 제정, 엉성한 부분도 많아
7월1일 경제자유구역법 시행은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건설 및 첨단산업, 물류, 금융 중심의 신도시 건설을 위한 ‘외국기업 유치’라는 정부 취지에 맞선 노동계의 심한 ‘폐기 주장’에도 불구하고, 예정되로 진행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법은 1주일 1일 휴가 및 월1회 생리휴가를 무급으로 하고, 월차휴가를 주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외에 각종 조세 및 부담금 감면과 평등권, 환경권 침해 우려도 있다. 반대입장에서 경제자유구역법의 헛점과 모순에 대해 연구 중인 민주노동당 곽주원 정책위원과 경제자유구역 추진 기획단 실무자 이경용 사무관의 의견을 통해 경제자유구역법의 미래를 짚어보았다. |
정부의 경제자유구역법 입안은 '성급하고 엉성하다' 고 비판하는 곽주원 정책위원 |
경제자유구역법을 시행하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90대초중반을 넘기면서 기존 제조업의 한계가 드러났고, 97년 IMF로 인해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드러났다. 최근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이 급부상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정부는 ‘동북아중심국가건설’이라는 큰 비젼을 계획하게 되었고, 이후, 경제자유구역법을
만들었다. 그러나 관료들이 너무 엉성하게 만들었다.
경제자유구역법의 헛점은 무엇이라고 보나?(인권침해 부분이 아닌 외국기업유치의 측면에서)
인센티브 상의 문제가 있고,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해서 외자유치를 하겠다는 발상은 제3세계 국가에서나 생각할 법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자본부족국가도,
과잉 국가도 아니니, 한곳에 모아서 장사를 하겠다는 것 보다 전국적인 차원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고 발상자체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기업들의 사회권을 유지하면서 안정시키는 전국적인 추진 방법이 옳다고 생각한다. 정부, 기업, 노동자들이 참여해서
납득할만한 방안으로 만드는 방법 밖에 없다.
경제자유구역법 시행에 있어 정부와의 합의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전면 수정인가? 시행불가인가? 부분수정인가?)
당 차원에서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불가) 현실적 여건상 어렵다. 우선 인천시지정 반대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인천 경제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홍보하며, 인천지역 기업, 시민단체, 노조 등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다. 인천시 지역언론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Itv에서 공개 TV토론회 등을 갖을 계획이다.
경제자유구역법을 시행하려는 정부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너무 쉽게 법을 만든다는 점이다. 영국 유학 당시 통신시장 관련법을 제정하는 과정을 경험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공개, 질의,
답변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법 제정 전 각 이해관계자들에게 법안에 대해서 설명하는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수렴한 후 이런 점은 틀리고
이런 점은 반영을 했다는 편지를 다시 보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져 법 제정시 불만이 없게 된다. 그에 비해 경제자유구역법은 제정과 관련,
사전에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았다. 노사관계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인식된다.
노동자에게 권리를 새롭게 주는 것과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경제자유구역법과 같은 법 제정은
처음부터 노동자와 같이 만들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경제자유구역법이 정부의 생각만큼 실효성이 없으면 또 다른 법을
만들어 악순환을 반복할 여지도 있다.
박광규 기자 hasid@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