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아울렛은 ‘호황’
유명브랜드 백화점 가격의 절반수준… 가격과 브랜드 만족
마리오 아울렛 내부 모습. 최근 경기불황으로 백화점식 할인점 '아울렛'으로 알뜰 소비자가 몰리고 있다. |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형태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백화점과 할인점, 재래시장이 경기침체 여파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알뜰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울렛(OUTLET)’
이 인기 급상승 중이다. 아울렛은 ‘브랜드’와 ‘가격’, 이 두가지 요소를 만족시킨 환상적인 소매업태다. 제 시즌에 팔지 못한 국내외 유명브랜드
상품을 백화점 가격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에 판매한다.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브랜드를 구입할 수 있고, 관련업체는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판로를 찾을 수 있어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울렛몰 대폭 증가
‘아울렛’은 80년대 초 미국에서 ‘재고상품을 싸게 파는 전문점’으로 불렸던 ‘아울렛 스토어(outlet store)’에서 비롯됐다. ‘공장에
있는 제품을 밖으로 내놓는다’는 의미를 가진 ‘아울렛 스토어’는 제조공장이나 물류센터를 가지고 있어 중간 물류비용과 유통단계를 생략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을 직접 상대할 수 있는 곳이다. 이미 유통선진국인 미국은 80년대, 일본은 90년대에 정착, 보편화돼 있다.
무엇보다 아울렛의 매력은 백화점과 같은 수준의 시설과 서비스를 누리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국내외 유명브랜드
중 6개월~2년 정도 지난 이월·재고상품을 정상가의 40~70% 선에 팔고 있다. 경제적 유익과 쇼핑의 즐거움을 한꺼번에 누리고 싶어하는
중산층 주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쇼핑천국’을 만들어 내고 있다.
마리오 아울렛, 2001 아울렛, 세이브 존 등이 국내 대표적인 아울렛몰. 아울렛 매장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각 업체에서 이 사업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미 구로와 수지 죽전 일산 등지에 대단위 아울렛 상권이 조성됐고, 현대, 한신코아 등 백화점들도 아울렛몰로
전환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롯데마트, 까르푸 등 대형 유통업체도 아울렛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에 분포한 아울렛
매장만 50여개로 내년 말에는 총 90여개 점포가 운영될 전망이다. 지난해 아울렛 시장규모가 3조원에 달해, 내년에는 5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한 2001아울렛
개점 3개월 만에 흑자를 내 업계를 놀라게 한 2001 아울렛 분당점. | 구로2단지에 위치한 마리오 아울렛. 선진국형 패션 아울렛으로 국내 최초 원스톱 쇼핑 문화 공간을 제안했다. |
‘2001 아울렛’은 국내에 최초로 선보인 아울렛몰이다. 지난 1994년 패션그룹 이랜드가 1호점인 당산점에
문을 열면서 패션 할인 백화점으로 자리매김했고, 현재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당 중계 당산 천호 신길 안양 안산 등 총 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연평균 50%대의 성장을 자랑하고 있고 특히 분당점은 개점 3개월 만에 흑자를 내 업계를 놀라게 했다.
평균 할인율은 50~70% 선. 기비 안지크 아이잣바바 등 패션 브랜드의 기본 세일은 50%, 시즌 교체기에는 70% 할인판매된다. 특별행사일
경우 80~90%까지 대폭할인된다. 기획상품과 1년 미만 신상품도 세일가격으로 판매돼 고객만족을 실현시키고 있다.
2001 아울렛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저렴한 가격과 함께 남과는 다른 차별화 전략에 있다. 고객의 마음을 읽고 다가가기 위한 지역 밀착형
영업에 주력한 것. 대표적으로 중계점은 이미 유수한 유통업체들도 두차례나 실패했던 입지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그 중 신개념 라이프 스타일 ‘모던 하우스’ 는 주부들의 구매욕을 끌어당겼다. 독특하고 저렴한 각종 생활용품을 다양하게 구비해 놓았던 것.
‘모던 하우스’는 유럽형 생활용품 전문점으로, 수입업체의 중간 마진을 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그 외에도 유럽 미국 등 20여개국에서
수입한 다양한 종류의 주방용품 등이 시중가의 70%선에서 판매된다. 최근에는 테마별로 구성된 컨셉룸을 연출해 제안함으로써 주부들의 선택과정에서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유럽풍 식품 전문관인 ‘파머스렛’ 도 2001 아울렛만의 특징이다. 산지 직거래와 EDLP(everyday low price) 정책 등으로
일년내내 신선식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 이곳은 다른 식품매장과 차별화되는 세련된 ‘비주얼 머찬 다이징’(VMD)과 색다른 매장 구성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되고 있다.
2001 아울렛은 지난해 420억원을 달성, 올해 4개 점포를 추가할 예정으로 6,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리오 아울렛, 가족중심의 쇼핑공간 표방
구로 2단지에 위치한 ‘마리오 아울렛’은 지난 2001년 7월 국내 니트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니트 브랜드 ‘까르뜨니트’로 널리
알려진 (주)마리오에서 국내 최초 원스톱 쇼핑 문화 공간을 제안하며 개점한 선진국형 패션 전문 아울렛이다. 지하 1층~지상 8층의 독특한
건물 외관, 우아하고 고급스런 매장 분위기, 넓은 매장과 250여대 동시 주차가 가능한 옥외 주차장 등 쾌적한 쇼핑환경을 자랑한다. 폴로랄프로렌
노티카 버버리 지오다노 베네통 바나나리퍼블릭 갭 등 200여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할인율은 신제품의 경우 10~30%, 이월상품은
40~70%정도. 이월 재고상품도 6개월~1년쯤 된 것들이 대부분이라 유행이나 품질면에서 일반 매장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마리오 아울렛은 가족 중심의 쇼핑공간을 표방한다. 단순한 할인 백화점식 쇼핑뿐 아니라 풍성한 먹거리, 풍부한 물량,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제공하고 있는 것.
매장을 가족단위 쇼핑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패밀리 레스토랑형, 푸트코트도 선보이고 있다. 지하 1층 푸트코트 전문식당가에는 한식 일식
중식 등 100여가지 다양한 메뉴를 접할 수 있다. 또 유아를 동반한 여성고객을 위해 유모차 무료대여, 파우더룸 운영, 어린이 놀이방 등
다양한 쇼핑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리오 아울렛은 유행 패션을 반영해 시즌별로 매장 구성도 바꾼다. 고정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고 1년에 두세번 보너스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사은행사도 연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텍스트 리펀드 서비스(tax refund service)가 가능해 출국시 부가가치세(VAT)를
환급할 수도 있다.
현재 일일평균 주중에는 1만명 주말에는 2만명 정도의 고객이 내점하고 있다. 지난 5월은 전년대비 매출액이 5~10%나 증가했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연중무휴이다.
홍경희 기자 khhong04@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