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 실무자가 27일 오전 비무장지대 서해지구 남북관리구역에서 만난다.
북한이 지난 24일 군사 실무자 접촉을 하자는 제의로 국방부는 이에 응하는 답신을 보내 접촉이 이루어진다.
국방부는 "남과 북은 북측 제의로 남북 군사실무책임자 접촉을 27일 오전10시에 갖기로 했다"며 "군 통신 정상화 문제를 비롯한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 현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남북관리구역 서해지구의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만나 선 채로 접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측에서는 서해지구 군사실무책임자인 김정배 육군중령 등 4명이, 북측은 상좌급 장교 3-4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남북은 군 통신선 정상화 문제를 비롯한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 현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번 만남이 '회담'이 '접촉'이라는 점에서 양측이 통보나 항의로만 끝날 수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현재 남북은 동·서해지구에 모두 9회선의 군 통신망(Hot-line)을 운용하고 있지만, 서해지구 통신망은 지난 5월부터 통화 상태 불량으로 가동 중단 상태다. 남북은 서해지구 통신망의 현대화에 공감하고 있으나 군사회담이 정상화되지 못해 세부적인 작업 일정을 협의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군사 실무회담이 군 통신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남측 민간단체들의 선전지(삐라) 살포에 비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 2일에도 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문제삼았고, 이번에도 전문가들이 같은 내용을 예측하는 이유는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이 같은 날 오전에 동해 해상에서 전단살포를 강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탈북자 단체 중심으로 이루어진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 전단살포 행사에 납북자가족 단체가 동참한 것도 새로운 양상이고, 전단을 대북 압박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단체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전단지에는 "김정일은 풍을 만나 움직이기 힘든 반신불수 상태", "독재자가 병들어 쓰러져 있다. 김정일 선군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항쟁에 나서야 한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 관련 내용을 적었다.
이들 단체는 강원도 고성군 동해 해상 북위 38도30분 지점에서 전단살포를 할 예정인데 전단지는 얇은 비닐로 만들어져, 물에 젖어도 찢기거나 지워지지 않는다. 또 전단 100∼150장 단위로 미화 1달러나 중국돈 10위안 지폐를 전단 사이에 넣어 풍선으로 북으로 날린다. 돈은 북한 주민들이 전단을 찾아보게끔 하기 위한 '미끼'로 사용되는 것이다.
그동안 김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북측은 이번 전단지 살포에도 강력히 비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접촉을 준비하고 있다"며 "북측의 의견을 들어본 뒤 추가 대책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들 단체에 선전지 살포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들 단체들은 계속해서 살포하겠다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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