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의 요정이자 배우로 맹활약 중인 유진이 영화로 돌아왔다. 영화 ‘동감’으로 알려진 김정권 감독의 두 번째 멜로 ‘그 남자의 책 198쪽’에서 유진은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미지에서 성숙하고 실연의 상처를 간직한 여자 은수 역을 맡아 변신을 시도했다. 데뷔작 ‘러빙유’를 통해 6년 동안 절친한 친구로 지냈던 이동욱과의 호흡 또한 기대되는 작품. 유진을 만나 이번 영화의 멜로 감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1년을 기다려 계절에 맞춰 개봉을 하게 됐다.
벌써 1년이라니 놀랍다. 시간이 참 빨리 간다. 이게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다림 끝에 완성 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우리 영화는 가을에 맞는 예쁜 영화라고 생각한다.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와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을 알고 싶다.
우선 시나리오가 좋아서 선택한 작품이다. 잔잔한 사랑 영화이고 자극적이지 않고,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나리오를 읽는데 은수가 꼭 나 같았다. 항상 방송에서 밝고 씩씩한 모습만 그려 왔는데 나의 모습이긴 하지만 숨겨져 있던 모습을 은수로 연기하며 보여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연기 하면서도 연기하지 않은 것 같은 그런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느낌과 영화를 보고 난 지금의 느낌이 같다. 생각대로 너무 잘 나와서 좋다. 감독님의 영화에 대한 생각이 제가 좋아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선택했다. 연기할 때도 좋았고. 상상대로 나와서 더 좋다.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은 어땠나.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그게 참 좋았다. 궁금한 걸 여쭤보면 항상 조곤조곤 말해 주시곤 했다. 그 말씀을 믿고 따랐다. 감독님과 의견차가 거의 없었는데 영화에 대한 느낌이 같아서인 것 같다. 멜로 연출 경험이 많은 분이니 믿고 따랐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었다.
상대 배우와 6년 지기 친구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힘든 점은 없었나.
부담도 안 되고 힘들지도 않았다. 이 영화가 깊이 들어가는 멜로도 아니고 친구 같은 멜로라 더 쉬웠다.
촬영 중에 많이 울었나.
우리 영화가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화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몇 번 촬영 때 울었다. 그리고 기주봉 선생님과 이동욱 씨가 이동욱 씨의 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많이 슬펐다. 또, 영화 첫 부분에서 내가 술 마시고 전 남자친구 사진을 보면서 방에서 덩그러니 있는 장면이 제일 슬펐다. 감정이입이 되어서 그런 것 같다. 실제 나의 치유법과 비슷하다. 은수는 정말 나와 비슷한 면이 많다. 영화 보면서 몇 번 찔끔거렸다.
실제로 실연을 했을 때도 그렇게 혼자 운다는 것인가.
나도 운다. 울려고 우는 게 아니라 그냥 울음이 나서 운다. 마찬가지로 역시 시간이 해결 해 주는 것 같다. 알코올도 할 줄 몰라서 고스란히 그 감정을 다 느낄 수 밖에 없다. 가끔은 음악 틀어 놓고 드라이브를 한다. 아니면 잠을 자기도 하고. 그런데 너무 잘 자서 자고 일어나면 슬픔이 좀 상쇄 되는 듯한 느낌이다.
포스터에 등장한 키스 장면을 기대 했는데, 영화 마지막이 그렇지 않아서 서운했다.
이 영화 분위기에 진한 애정표현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마지막 손을 잡는 모습을 멀리서 보여주는 장면이 찡하게 와 닿았다. 그래서 그렇게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다면.
영화 속에서 198페이지에 얽힌 비밀을 찾다 잠이 들어 동이 트는 장면이 있는데, 진짜 새벽에 찍었다. 그래서 새벽을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 진짜 잠이 들어 있는 모습이 그대로 촬영됐는데 현장 편집본으로만 봐도 그림이 너무 예뻤다.
대형 한국영화들이 대거 개봉 예정인데, 이에 맞서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 영화들과 일단 많이 틀리다. 장르도 다르고 우리 영화 같은 멜로를 찾는 관객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계절도 가을이고.
요즘 연예계에 안 좋은 일이 많다.
너무 안타깝다. 많이. 이번 일들을 계기로 많이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 요즘 주변 친구들에게서 괜찮냐며 안부를 묻는 전화가 많이 왔다. 많이 걱정들 해주시는데, 연예인이라고 그렇게만 보지 말고 내 친구의 친구, 혹은 가족일 수 있는 사람들이니 그냥 따뜻하게 대해 줬으면 좋겠다. 화려하지만 외로운 분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 안타깝다. 나도 주변 연예인 친구들을 더 잘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반성도 했다.
마지막으로 관객에게 관람 포인트를 짚어 준다면.
우리 영화는 굉장히 일상적이다. 물론 198쪽의 미스터리를 찾는 건 일상적이지 않지만, 전체적이 영화의 느낌이 일상적이고 현실적이다. 그렇다고 심심한 것과는 다르다. 환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친구, 내 주변의 이야기처럼 친근하게 봐 주면 될 것 같다. 또 한가지, 198페이지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한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보면 안다. 만약 보고 그것만 집착해 뭐냐고 하면 속상할 것 같다. 나중에 DVD로 나오면 간직하고 가끔 혼자 보고 싶은 영화다. 영화배우로서 시작되는 이력에 남는 영화라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간다. 개봉을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선사하고 싶다. 많이들 와서 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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