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김운용 밀약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 후보지 놓고
평창-무주 갈등…김운용 위원 표리부동 행위 의혹
7월 9일 김세웅 전북 무주 군수등 300여명이 2014년 동계올림픽 무주 유치를 촉구하며 강원도 춘천까지 도보 행진에 나섰다. |
7월 9일 오전 10시, 무주에서 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014년 동계올림픽 무주특위가 발대됐다. 참석자들은 “아쉽게 2010년 겨울올림픽 국내 유치는 실패했지만 2014년에는
무주유치로 승화시키자”고 결의를 다진 뒤, 강원도에 지난해 5월 합의한 2014년 겨울올림픽 무주 단독유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 중 무주군수를 포함한 300명은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목적지는 강원도청. 무려 330km에 달하는 거리를 15일
동안 걸어서 갈 계획이다. 이들은 마지막날 김진선 강원도지사에게 지난해 합의한 동계올림픽 관련 양해각서를 전달할 방침이다.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지 이제 겨우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유치 방해설’ 논란까지 생겨 아픔을 치유할 시간조차 모자란
시점에 벌써 다음 유치 후보지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2014년 후보지 진통 예상
이는 양해각서 한 장 때문이다.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 후보 도시 선정 양해각서는 2001년 말에 작성됐다. 처음에는 공동개최를 표방하다가
승산이 없다는 판단 아래 하나의 후보지를 내세우기로 한 후, 시설면에서 IOC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평창으로 중지가 모아졌다. 그리고 이
때, 평창은 무주의 요구로 양해각서 한 장을 써 줬다. 서명은 김진선 강원도지사와 강제수 전라북도 정무부지사가 했다. 당시 이를 중재한
사람은 KOC 위원장이었던 김운용 위원이었다.
이 합의서는 모두 3개항으로 이뤄져 있는데 ‘전북은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 신청에 있어 단독 제출에 관한 우선권을 갖는다’는 2항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당시 단일화하며 합의를 해준 것은 사실이지만 평창이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고 쌓아 놓은 게 있어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각서 이행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렇지만 그는 “약속을 일방적으로 폐기하는 게 아니”라면서 상당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정부의 중재를 요구했다.
공로명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은 김 지사와 뜻을 같이 했다. “2014년에 희망을 갖는 것은 평창이라는 훌륭한 평가를 받은 곳이 있기 때문”이라며
“딴 곳이 나간다면 쏟았던 모든 에너지가 물거품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
평창유치위로서는 이번의 아픔을 4년 뒤에는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무주 또한 IOC의 요구대로 시설을 보강한다면
충분히 자신들도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차 있다.
곤란한 것은 정부다.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문화관광부 등과 협의하고 면밀히 검토해서 KOC 총회서 논의하겠다”고 일단
답변은 미뤄 뒀다.
한편 이와 관련, 또 다른 의혹설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다. 김운용 위원이 자신에게 2010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 실패의 책임론이 제기되자
“2014년에 유치후보로 무주가 아닌 평창이 나가려는 의도”라고 음모설을 제기했던 것. 그러나 김 위원은 프라하 현지에서 “평창은 2014년에
개최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다녔다. 그리고 그는 무주와 평창이 양해각서에 서명할 당시 KOC 위원장으로서 모든 관련 사실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자신의 부위원장 당선을 위해 평창을 희생시키고 무주를 2014년에 밀려고 한다는 ‘무주-김운용 밀약설’이 항간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