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민주당 원미 갑, 김기석 유력설 ‘솔솔’
부천지역발전포럼 개소, 민주당 정대철 대표 등 내방… 원미갑 지구당 위원장 내정 분위기
내년 총선까지 앞으로 9개월. 경기도
부천 원미동 갑 지역구가 심상치 않다. 강력한 인물이 새롭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터줏대감 안동선 의원(4선)이 버티고 있는 곳.
그러나 지난 대선 당시 안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 자민련 행을 택했다. 따라서 이 지역 민주당 공천권을 바라는 후보들에게는 무주공산인 셈.
그 공천권을 획득하기 위해 몇몇 후보들이 심혈을 기울여 왔는데 뜻밖의 강적이 나타나 이들을 위협하고 있는 게 현 상황이다. 게다가 이 인물은
공식적인 발표가 없다뿐이지 민주당 내부에서 벌써부터 원미 갑 지역구 위원장으로 밀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의 실력자다.
전당대회
방불케 한 포럼 개소 행사
지난 7월2일 원미동에서 ‘부천지역발전포럼’이 개설됐다. 이 포럼의 이사장은 다름 아닌 김기석 씨였다. 김 이사장은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7역에 해당하는 직능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김 이사장이 원미동에 포럼을 개설하면서 이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다. 그 중에서 가장 유력한 것은 원미 갑 지역에서 출마를 하기 위해 사전
정지 작업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행사의 면면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날 분위기는 거의 소규모 전당대회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행사를 참석한 사람만도 2,000명을 훌쩍 넘겼다. 정대철 민주당 대표뿐만 아니라
이상수 사무총장, 김태랑 최고위원이 참석해 행사의 무게감을 더했다. 게다가 김상현 고문과 민주당 부천 소사구 조영상 위원장까지 참석해 축하
인사를 했다.
정 대표는 “방문객의 숫자가 엄청나다”면서 “부천시민의 호응을 받아 부천지역에서 사랑받는 일꾼이 되길 바란다”고 축사를 했다. 그는 방문객들에게
내년 4월 총선에서 원혜영 부천시장과 함께 부천의 중춧돌이 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 사실상 지역구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상수 사무총장은 지난 대선 당시 직능위원장으로서의 김 이사장 공로를 치하하면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대선에서 김기석 이사장은 직능위원장으로서 당이 어려울 때, 자비를 털어서 직능단체를 결합했고 대선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면서 “일선에서
직능단체들과 함께 한 경험으로 미루어 국회에 진출하면 큰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시골 당산나무가 크게 자랄 수 있는 것은
주민의 애정 어린 눈길 때문”이라며 부천시민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김태랑 최고위원도 거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당직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원내에 진출해야 당이 발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민주당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그러나 “신·구주류의 분란에 휩쓸리지 말고 민주당을 계속 지켜주길 바란다”며 “특히 부천서도 김 이사장을 도와 당이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말했다.
김기석 이사장은 이들의 축하 인사에 “그간 당 활동을 하면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한 데 모아 부천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번 포럼 개설에 대해서는 “부천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 잡힌 지역발전을 위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고, 깨끗한 정치 환경을 마련할
목적으로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특히 부천의 지역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문화도시로서의 발전방향에 대해 더욱 숙고하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교통문제 해결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김기석
씨 등장에 타후보들 초긴장
부천은 원래 한나라당이 강세인 곳이었다. 소사지구당 도영상 위원장은 “부천은 원래 옛 여당 즉, 현 야당이 강세인 지역인데 지난해 대선에서
이 판세가 뒤집혔다”고 말했다. 즉 민주당 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대선에서 안동선 의원이 민주당 둥지를 버리고 자민련으로 떠났을 때만 해도 부천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소사구와 오정구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원미구에서도 6대4 정도로 노무현 당시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누른 것.
특히 원미구의 승리는 이변이었다. 원미 갑 지역에서 안동선 의원의 탈당으로 분위기가 침체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미 갑에서 민주당 지구당 위원장으로 선임된다는 것은 그만큼 국회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안동선이라는 거물이 버티고는
있지만 대선을 고비로 그의 힘은 크게 약화된 게 사실이다. 그는 ‘철새’의 이미지 때문에 위협적인 장애가 되지 못 한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현재 민주당 원미 갑 지구당 위원장을 노리고 있는 인물은 세 명으로 압축된다. 이재욱(세무사) 씨와 안익순 시의원, 그리고 막 그 후보군에
가세한 김기석 이사장이다.
김 이사장이 부천지역발전포럼을 개설하기 전까지만 해도 안익순 씨가 이재욱 씨에 비해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이었다. 지난 대선 당시 안 씨는
안동선 의원이 탈당하자 원미 갑 지역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 김 이사장이 등장함으로써 다른 두 후보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다.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중앙당 차원에서 밀고 있는 김 이사장 앞에서 그들은 작아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김기석 씨는 어떤 인물? |
알려진 대로 김기석 씨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직능위원장으로 활약한 인물이다. 직능위원회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당내에서는 직능위를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직능단체의 전체 표가 1천만 표. 한나라당이 지난해 8월부터 직능위를 가동한 반면, 민주당은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직능위를 가동했다. 시작만 본다면 민주당의 완패였다. 그러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선거 막판에 직능단체의 과반이 넘는 157개 단체가 민주당을 지지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불과 20∼30개 직능 단체가 지지를 표명했을 뿐이었다. 직능위 최대의 개가였다. 이 중심에 김기석 직능위원장이 있었다. 그는 현장에서 민주당 직능위원회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자신이 직능인(한국불교단체총연합회 회장)이었기 때문에 직능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줄 수 있었다. 그가 취임한 것은 선거 7개월 전. 당이 한창 시끄러울 때였다. 후반에도 후보단일화 등으로 직능위원회는 솔직히 홀대를 받은 게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직능위를 압도한 것은 그의 힘이 가장 컸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그가 상당히 저돌적이라고 평한다. 문제를 보고 넘기는 법이 없다는 것.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문제는 여야를 불문하고 협조를 구해 직능인들의 편의를 봐줬다고 한다. 김기석 씨는 전북고창출신으로 20여년 동안 건축과 호텔업계에서 종사해 온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서 현재 민주당 직능위원장과 인사위원회 간사, 윤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주택보증(주)의 감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재)주택산업연구원 감사를 맡고 있다. 가락종친청년회 중앙본부장이기도 하다. 김대중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어 총재 비서실 차장을 역임한 적이 있다. |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