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지켜야 내일이 있다
최근
무더운 날씨에 숨쉬기조차 힘겹다. 한겨울이 겨울 같지 않고 새 봄이 봄 같지가 않다. ‘낭만의 계절’로 불리는 7월에 무더위가 앞서 다가왔다.
어느 때부터 우리에게 계절이란 감각조차 잊혀져가는 듯하다.
우리의 잃어버린 기억들을 떠올려 보자. 어린 시절 집에는 우물이 없었다. 새벽마다 물동이를 들고 ‘수랑골’로 불리던 큰 마을 샘으로 물을
길러 다녔다. 큰 샘과 작은 샘이 있었는데 물속이 그리 깊지 않았지만 맑았다. 작은 샘은 표주박으로 물을 떴다.
불과 40년 전의 일이지만 우리는 이웃마을 샘이나 우물에서 언제나 맑고 시원한 물을 마실 수가 있었다. 또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자. 아직
장마철이 닥쳐오기 전인 요즘에도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가 없다. 중국의 황사가 몰려와서인지 언제나 거무스름하다.
수년전까지 봄철 한 때만 모래바람이 몰려오더니 요즘에는 아예 시도 때도 없다. 언제나 하늘에는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 있다. 서울 시내를
벗어난 일산 호수공원에서도 밤하늘에 별을 보기가 어렵다. 어릴 때 밤하늘에 바스러지던 별빛들이 아예 사라졌다.
요즘 서울 시내를 승용차로 들어서면 유난히 교통체증을 느낀다. 얼마 전까지 주말 결혼식 시간이나 러시아워에나 막히던 교통난이 이제는 시간제한이
없다. 주말에 고속도로를 나서면 한 술 더 뜬다. 지루하고 졸리는 운행에 허벅지를 몇 번씩 꼬집곤 한다.
이렇게 급격히 나빠지는 환경 속에 공기와 물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없고 석유가스까지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면 가슴이 짓눌려온다.
어쩌면 예고된 재앙이 우리의 생애에 닥쳐 올 수 있고 우리의 귀여운 자녀 세대에 다가올 수도 있다.
가끔 일산 호수공원을 산책하면서 전개되는 상황을 외면할 수가 없다. 고여 있는 물은 물론 썩는 법이다. 물갈이를 하고 바닥을 준설 하지만
맑은 물위에 먼지가 쌓이고 있다. 과자나 아이스크림 껍질들이 바람에 날리고 인근에서 날아오는 퀴퀴한 냄새와 분진은 통제가 불가능한지 언제나
코를 감싸 쥐게 한다.
또 하나 우리를 경악스럽게 하는 것은 애견을 기르는 사람들의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강아지를 운동시키고 바람을 쐬는 것은 좋다. 그러나 산책길
곳곳에 지저분하게 볼일(?)을 마구 보게 하는 것과 공원관리자의 안일한 근무태도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환경에 대한 우리의 소홀한 태도는 주변에서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자동차 운행을 하면서 창밖으로 담뱃재를 툭툭 털거나 길거리에서 침과
껌을 버리는 행위는 어디서나 목격할 수 있다. 공중화장실의 수도꼭지와 변기가 고장인 사례도 많다.
외국 사례를 한번 돌아보자. 가까운 싱가포르 거리에서 침을 뱃거나 껌을 버리면 벌금이 엄청나다. 뉴질랜드에서는 교통신호를 어기거나 환경을
훼손하면 사람들이 즉시 신고를 한다. 공중도덕을 어기거나 불법인 상황을 보면 아예 비디오 카메라를 들이댄다.
서울시내 청계천을 복원시키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7월부터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당장 교통체증 등 어려움이 있겠지만 한편으로 큰 기대도
된다. 일본 대마도를 가본 사람은 이해가 갈 것으로 생각한다. 도심 가운데 맑은 물이 흐르고 금붕어가 살고 있다.
욕심을 낸다면 한강-금강-낙동강-영산강 등 우리의 젖줄들에 맑은 물이 흐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폐기 오물들을 철저히 관리하고 법규정을
정확히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환경오염이 어떻게 되돌아오는지를 국민에게 분명히 알려야하는 것이다.
문제는 국민의식이다. 자신의 이해에 직접 관련되면 아귀다툼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데 사회공익을 위하거나 공공시설은 아예 관심이
없는 것이 큰 문제다.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일손이나 예산타령만 늘어놓고 있다. 우리는 21세기의 중요한 갈래
길에 놓여 있다. 우리의 노력과 정성이 성공하면 선진국에 진입하고 쾌적한 환경속에서 인간답게 살 수가 있다. 그러나 환경을 소홀히 하면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영원히 저주를 받게 된다. 마음을 다져 먹자. 푸른 하늘과 찬란한 별빛을 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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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경영학과/ 대학원경영학과 졸업/ 연세대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경제부차장)/ 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 시사뉴스주필(현)/ 저서: 시사칼럼집 '21세기, 우리민족의 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