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2차 접종 후 2주 지나야 방어 효과... "접종 후에도 마스크 쓰고 거리두기 지켜야"
국내 2차 접종 후 2주 지난 접종자 없어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은 이후에도 5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백신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접종을 했더라도 항체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에 따르면 지난 2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확진된 사례는 57명이다.
확진자 중에는 의료진 외 종사자가 3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의료진 16명, 환자 2명 등이었다.
인간의 몸에는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세포들이 있는데, 이중 B세포는 항체를 만들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B세포가 처음 만나는 바이러스가 침입한 경우 항체를 만들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사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백신을 맞으면 항원 성분이 체내에 주입돼 B세포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기억하고 항체 형성을 활성화한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가 체내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돌기 부분)을 겨냥해 만들어진다.
아스트라제네카(AZ)처럼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백신의 경우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에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넣어서 우리 몸에 주입한다. 화이자와 같은 mRNA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암호화한 염기서열을 만들어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두 백신 모두 접종을 하면 항체를 형성하고 방어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소요된다.
우리보다 앞서 접종을 시작한 스코틀랜드의 경우 114만명 대상 연구 결과 1회 백신 접종 후 7~13일부터 47%의 효과를 보였고 28~34일 후는 84%로 증가했다.
이스라엘에서는 59만6618명의 접종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했는데 1회 접종 후 2~3주 사이에 감염예방 효과 46%, 유증상 감염예방 효과 57%, 입원 예방 효과 74%, 중증질환 예방 효과 62%, 사망 예방 효과 72% 등을 보였다.
반면 1회 접종 후 3~4주 사이에는 감염예방 효과 60%, 유증상 감염예방 효과 66%, 입원 예방 효과 78%, 중증질환 예방 효과 80%, 사망 예방 효과 84% 등으로, 2~3주 대비 전 부분에서 방어 효과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모두 1인당 2회 접종을 권장한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으로 인한 보호 효과가 조금이라도 나오는 시간은 1회 접종 후 2주가 지나야 한다"라며 "완전한 효과는 2회 접종 후 2주 후"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백신 접종 후 감염된 확진자들을 보면 접종 후 7일 내에 확진된 사례가 15명(26.3%), 8~14일 이내는 27명(47.3%), 15일 이후는 15명(26.3%)이다.
확진자 중 73.6%가 1차 접종 후 2주 이내에 감염됐다. 항체가 형성되기 전에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지난 20일부터 화이자 백신의 2차 접종이 시작돼 아직 2차 접종 완료 후 2주가 경과된 접종자가 없는 상태다. 즉 아직까진 접종으로 인해 완전한 방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접종자가 없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 방어 효과가 형성되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접종을 했더라도 마스크 착용과 같은 방역수칙 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교수는 "백신은 효과를 발휘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특히 백신의 완전한 성능은 2회 접종 후 1~2주가 지나야 나타나기 때문에 1회 접종만으로 안심하면 안 된다"라며 "접종 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는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