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환자들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아무 의심 없이 약사가 주는 약을 먹는다. 하지만 약사가 만약 약을 잘못 조제한다면? 복용시 주의해야 점 또한 세세히 듣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부작용의 위험은 없을까? 가끔 환자들을 공포스러운 망상에 빠지게 하는 의약품 부작용이 10명 중 4명꼴로 경험하는 빈번한 문제임이 드러났다.
조제 과실부터 대처 미흡까지 각양각색
피해 유형은 대표적인 것이 약국의 조제 과실이다. 40대 여성 A씨는 어릴 적부터 항경련제를 복용해 오던 중 처방약 150mg(한정 50mg)을 450mg(한정 150mg)으로 약국에서 잘못 조제해 준 약을 15일간 복용한 후 부작용이 발생해 응급실로 이송했다. A 씨는 다른 제약회사 제품으로 약의 크기와 색이 이전 약과 비슷해서 신뢰했다고 말했다.
부적절한 처방 및 조제도 종종 피해를 낳는 원인이 된다. 60대 여성 B씨는 무릎 통증으로 살 빼는 약을 처방받았으나 과량 조제(1캡슐 12.38mg을 18.56mg)돼 40여 일간 복용한 후 부작용이 악화돼 응급실로 이송했다.
40대 여성 C씨는 심장수술 받은 후 항응고제(쿠마린)를 3개월분 처방받았으나 잘못 조제(3mg을 6mg)된 약을 한 달간 복용하던 중 구강출혈, 혈뇨가 발생돼 치료받았다.
50대 남성 D씨는 심장병 치료 중 혈중 요산수치가 상승해 알로퓨리놀 60일분을 처방받아 복용하던 중 발진, 호흡곤란이 발생해 입원 치료받았으나 각막손상으로 시각장애가 발생했다.
단순한 감기약도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40대 여성 E씨는 몸살감기로 의원에서 처방받아 약을 복용한 후 고열, 부종, 소변 이상이 나타나 정밀검진 받은 결과 약 부작용으로 인한 급성신부전으로 진단받았다.
복약 지도 소홀이나 부작용 발생 후 대처 미흡 또한 문제다. 20대 여성 F씨는 결핵성 늑막염으로 항결핵제를 복용하던 중 고열과 발진, 가려움, 황달 증세가 있었으나 즉시 투약 중단이 이뤄지지 않아 급성간부전으로 간이식수술을 받았다.
20대 남성 G씨는 항결핵제를 2개월간 복용하던 중 눈이 피로하고 침침함을 호소했으나 약을 계속 복용하도록 하여 1개월 후 결핵약으로 인해 시신경이 위축돼 시각장애로 진단받았다.
약은 곧 독?
이 같은 의약품 부작용 사례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3년간 의약품 부작용을 경험한 소비자는 10명 중 4명꼴(38.7%)로 나타났다. 또한 소비자의 73%(219명)는 의약품 설명서를 대충 읽거나 거의 읽지 않고, 의사ㆍ약사의 부작용 설명 미흡으로 의약품 부작용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소비자원이 서울 및 수도권 거주 소비자 300명과 의료 기관·약국에 근무하는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밝혀진 것이다.
최근 3년간 본인이나 가족이 의약품 사용중 부작용을 경험한 소비자는 38.7%(116명)로 나타났으며, 부작용 발생 시 대처 방법은 ‘즉시 투약 중단’한 경우 37.9%(44명), ‘며칠 후 약을 중단’한 경우 19.8%(23명), ‘전문가에게 부작용 증상을 호소’한 경우 28.4%(33명), ‘입원하여 치료 받은’ 경우 3.4%(4명) 등으로 조사됐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의약품 부작용 발생 원인은 ‘환자의 특이 체질’ 33.3%(151명), ‘투약 오류’ 31.3%(142명), ‘약품 자체의 위험성’ 22.7%(103명), ‘전문가의 무관심’ 12.6%(57명) 순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의 73%가 ‘의약품 설명서’를 대충 읽거나 거의 안 읽고, 부작용에 대한 전문가의 복약 지도 미흡하다고 생각했다. 소비자의 73.0%(219명)는 의약품 설명서를 대충 읽거나 거의 읽지 않아 의약품 부작용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에게 받는 복약 지도 내용은 ‘약 용량 및 투여 시간’ 38.0%(264명), ‘피해야 할 약과 음식’ 17.3%(120명) 순으로 높았고, ‘부작용 대처 방법’은 1.2%(8명)로 가장 낮았다
힌편, 전문가 69%는 부작용으로 인한 소비자의 항의 경험이 있었다. 의약품 부작용으로 소비자의 항의를 경험했다는 전문가는 10명 중 7명꼴인 69.0%로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가 생각하는 의약품 부작용의 주요 원인은 ‘특이 체질’과 ‘약 자체의 독성’이 각각 40.9%(70명), 39.8%(68명)로 나타났고, ‘처방ㆍ투약 오류’는 18.7%(32명)로 응답했다.
전문가가 환자에게 주로 설명하는 복약 지도 내용은 ‘약 사용 목적과 기대 효과’가 19.0%(88명), ‘약 용량 및 투여시간’은 16.2%(75명), ‘부작용 여부’는 13.9%(64명), ‘부작용 발생 시 대처방법’ 10.0%(46명) 등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정보 보고 잘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가 의약품 사용중 발생한 부작용 정보를 의료 기관ㆍ의사ㆍ약사를 통하거나 또는 직접 식약청에 신고하는 ‘의약품 부작용 보고제도’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도 의약품 부작용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우리나라 의약품 부작용 보고 건수(2006년)는 인구 1백만명당 연 52건으로 미국의 1,568건, 일본의 226건, WHO 100건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이는 제도 자체를 알지 못하거나 소비자와 전문가 모두가 부작용 보고의 필요성 및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상담 접수 사례의 12.1%(187건)는 객관적인 자료 확보와 과실 입증이 어려워 소비자가 피해를 감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1년 약사법에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사업’이 신설됐지만 현재 시행되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보건복지가족부에 전문가의 복약 지도 강화, 소비자피해구제 방안 마련, 투약 기록의 통합전산화, 소비자 교육 강화 등을 건의할 예정”이라며, “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약 카드 휴대 생활화, 의약품 설명서 꼼꼼히 읽기, 약 확인하고 복용하기, 이상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담할 것”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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