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연기금이 기아, 현대차 등 현대차그룹주를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배터리 종목인 LG화학은 연기금의 매도에 따라 소폭 하락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4거래일간 1588억원을 매수했다. 4거래일 중 3거래일간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연기금은 지난달 매수 우위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1일 984억원을 팔아치우며 매도 마감했다.
그간 연기금은 올해 들어 코스피 매도 우위를 일관해왔다. 지난달 말까지 무려 18조6471억원을 매도하며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주가 하락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거래소가 구분하는 투자자 분류상 연기금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을 포함한다. 이중 국민연금의 규모가 가장 크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은 전략적 자산배분(SAA) 이탈 허용범위를 ±1.0%포인트 넓혀 코스피에서 매도되는 금액을 줄이기로 했다. 이탈할 수 있는 범위를 늘려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초과하더라도 자동으로 매도하지 않게 하려는 취지에서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 현대차그룹주를 가장 많이 매수했다. 현대차와 기아를 각각 822억원, 767억원어치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달 들어 각각 2.76%, 3.97% 올랐다. 현대모비스 또한 209억원을 매수하며 매수 상위 5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수요 회복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5~6년간 수요 급감에 따른 '펜트업 디맨드(Pent-up Demand)'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자차 이용 수요 증가로 올해 들어 신흥시장에서 강한 회복세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도 긍정적이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에도 생산 조정, 대체 소자 확보 등으로 판매 차질을 최소화했다"며 "하반기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가동률 상향을 기대하며 견조한 시장 수요에 따른 판매 호조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LG화학을 가장 많이 팔아치우며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을 줄였다. 연기금이 이달 561억원어치를 팔아치운 LG화학은 1.22% 하락했다.
증권사들은 LG화학에 대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일회성 비용 발생에 따라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며 목표주가를 내렸다. 앞서 외국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LG화학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목표주가를 기존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직전가보다 47.7% 내렸다. 투자의견도 아웃퍼폼에서 언더퍼폼으로 하향조정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ESS 관련 충당금 4000억원을 반영하고 내년 ESS 수익성을 하향했다"면서도 "지주사 할인을 감안해도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시 시가총액 100조원 이상이 전망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