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횟수·시기 등에 관심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연 0.50%의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연내'로 확정지은 뒤에 열리는 회의라 어떠한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금융권 안팎에서는 한은 금통위가 이날 회의에서 0.50%의 기준금리를 그대로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게 나오고 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의 전세계 대유행이 가시화되자 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다. 그해 5월 0.50%로 추가 인하한 뒤 7월, 8월, 10월, 11월과 올해 1월, 2월, 4월, 5월까지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금융불균형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코로나19 4차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100명 중 89명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행 0.50%로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건은 금리인상 소수의견 등장 여부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금통위원 7명의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이 이뤄졌지만, 이달 회의부터 금리인상을 요구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하지만 아직 금리인상을 하자는 쪽이 다수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이주열 총재가 '기준금리를 1~2번 올린다고 해도 여전히 통화정책은 완화적'이라고 밝히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으니 금리를 올릴 타이밍을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주열 총재의 발언 이후에 시장에서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는데, 코로나 4차 유행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 만큼 이 총재가 금융시장의 안정화를 강조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1명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최근의 코로나 상황때문에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겠지만, 최근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시그널을 계속 보낸 점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1명 정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금리인상 횟수와 시기 등에 집중돼있다. 올해 남은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는 이날과 8월26일, 10월12일, 11월25일 등 모두 4차례다.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금통위가 코로나 확진자 추이, 대내외 경제 여건 등을 당분간 지켜보면서 4분기에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급격한 가계부채 증가, 자산시장 과열 등 금융불균형과 관련해 이 총재가 어떤 목소리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주열 총재를 비롯해 박종석 부총재보, 금통위원들의 발언을 보면 연내 금리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며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심화되고 가계부채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을 감안해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축소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7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없더라도 연내 1회 금리인상은 기정사실"이라며 "7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없으면 8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요구하는 소수의견이 1명 이상 나오고, 10월 또는 11월에 금리인상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래 8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 4차 유행이 본격화됐다"며 "코로나 사태가 예상보다 빨리 진정되면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코로나 상황이 오래가면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뒤 코로나 확진자 추이와 내수 경기 상황을 보면서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할 것 같다"며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한 상황인데, 대응 없이 가만히 있으면 더 발목잡히게 된다. 가계부채 폭증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통위가 금리 조정을 할 필요성이 늘었는데, 코로나 4차 유행때문에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안예하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중 인상은 어려울 것 같고, 4분기에 한 번 정도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 같다"며 "일단 11월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