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갈라 선 민주당
신당파, 국감전 집단탈당 교섭단체 구성
구주류·잔류중도파 당 수습, 盧공세강화
지난
9월4일 마지막 당무회의마저 폭력사태로 언룩진 민주당 신당 문제가 ‘분당’을 통한 각자의 길을 가는 것으로 결론 났다.
신주류측 의원들은 당무회의가 무산되자 여의도 한 호텔에 모여 신당창당주비위 발족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9월7일 워크숍을 갖고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9월22일 이전 탈당해 원내 교섭단체를 구축하기로 했다.
구주류는 이에 맞서 신당파 의원들의 지역구 조직책 선정을 서두르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중도파는 핵심 축이던 김근태 의원이 신당 참여를
선언한 반면, 조순형·추미애 의원 등은 당 사수 쪽으로 기울면서 당의 ‘중간지대’가 사라지고 있다. 외곽 신당세력들은 3자 연대기구를 출범시키고
독자행보를 본격화했다.
신당창당주비위 조기 탈당
신당창당주비위는 지난 9월7일 워크숍을 갖고 당초의 ‘10월 탈당’에서 ‘국감 전 탈당’ 쪽으로 전격 선회했다. 이들의 조기탈당 결의는
참여의원이 40명을 넘어선 데다 개혁진영의 상징적 인물인 김근태 의원이 합류한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원기 주비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속도감있게 가야 하며, 좌고우면하고 멈칫거릴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유재건 의원은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는) 전국구 의원을 빼도 50명이 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회의 후 정동채 의원은 “추석 연휴 이후부터 국감 개시 전까지 교섭 단체 등록을 위해 현역의원 43명이 탈당키로 합의했다”며 “1차 교섭
단체는 민주당 의원만으로 구성하고 한나라당 탈당파 등 외곽 세력과 는 추후 논의를 거쳐 궁극적으로 통합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비위는 그러나 탈당은 서두르되 한나라당 탈당파 등 외곽세력과의 결합은 2단계 과제로 삼기로 했다. “탈당하는 대로 당밖 세력과 연대해야
한다”(이상수·이호웅 의원)는 의견도 제시됐으나 일단 미뤄졌다고 한다. 사흘간의 단식농성을 마친 김근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
명령인 새 정치를 위해 불가피하게 결단해야 한다”며 신당 참여를 선언했다. 그는 “민주당을 기득권에 집착하는 지역주의 정당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구주류를 비판했다. 정대철 대표도 신당 참여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한편, 9월5일 이상수 사무총장과 정세균 정책위의장, 이호웅 조직위원장, 김택기 기조위원장, 김희선 여성위원장, 김덕배 간사위원장 등 신당창당주비위에
참여한 당직자 6명은 정대철 대표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주비위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신당파에 가까운 문석호 대변인도 이날 사표를 냈다.
이 총장은 당직사퇴 이유에 대해 “당무회의에서 일부 당원들이 일으킨 폭력사태로 당의 최고기관인 당무회의가 마비되고 무력화된 데 대해 순수하게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당직은 당 고수파와 일부 중도파 등 신당반대파를 중심으로 큰폭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당사수
중도파 독자행보 시작
한화갑 전 대표와 김영환, 김경재, 설훈, 강운태 의원 등 구주류 성향 중도파 의원 13명은 ‘통합모임’을 결성하고 독자행보에 나섰다.
이들은 공동대표인 조순형, 추미애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분당사태를 막고 대타협을 이루려면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필요하다”며 노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했다. 추의원은 “국민통합을 약속하고 후보로 나와 대통령이 된 분이 지지세력과 국민을 분열시키는 상황”이라고 청와대를 공격했다.
그는 신당파들에 대해서도 “권력의 맛을 아는 사람들이 새 대통령의 권력을 앞세워 ‘호가호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구주류 조직정비 강화
구주류측 ‘정통모임’은 9월5일 오찬을 함께 하며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한 핵심 의원은 “비상대책위 구성을 통해 당을 정비하고, 신당파
의원들의 지역구를 ‘사고지구당’으로 지정해 조직책 선정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장영달, 정동채 의원 등 호남 출신 신당파에
대해 진념,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와 신건 전 국정원장, 이무영 전 경찰청장 등을 ‘표적공천’한다는 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박상천 최고위원은 9월6일 불교방송에 출연, “신당 분규와 분당사태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근본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면서 “권력이 배후에 있어 의외의 인물들이 많이 주비위에 들어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외곽
신당세력 보폭커져
한나라당 탈당파인 통합연대와 개혁당, 신당연대 등 외곽신당세력들은 ‘국민통합개혁신당 창당추진위’를 결성하고 이부영(통합연대), 고은광순(개혁당),
박명광(신당연대)씨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신당연대 공동대표로 추진위에 참여중인 조성래 변호사는 “가능한 한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가능한
한 이른 시간 내에 신당 대열에 합류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독자 개혁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신당연대와 통합연대, 개혁당은 9월7일 ‘국민통합개혁신당 창당 추진위’ 결성대회를 진행하고 개혁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했다.
개혁신당 추진위 결성식에서 이들 공동대표는 “오늘 추진위 결성은 내년 총선에서 구시대 정치세력 정당들과 대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본격적인 등장을 의미하는 것이며, 앞으로 민주당 신당주비위 및 시민단체 등과의 연대를 통한 ‘범 개혁세력 단일정당’ 창당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해 빠르면 9월 말 민주당 주비위 와의 결합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애초 10월말에나 가야 민주당 신당주비위와 결합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양측의 신당창당 그룹의 결합이 1달가량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개혁신당 추진위는 결성식에서 이부영, 박명광, 고은광순 공동대표 선출과 함께 24명의 운영위원을 선출했다. 공동대표 선출과 운영위원 선출을
마친 개혁신당 추진위는 앞으로 통합연대와 신당연대, 개혁당 대표단 사이의 ‘개혁신당 워크숍’을 계속 진행하는 한편, 연말 신당창당을 위한
일정을 세부화 하고 있다.
앞으로 개혁신당 추진위는 9월 하순 ‘개혁신당 창당 준비위’를 결성하고 이후 10월 초 창당 발기인 대회를 거쳐 11월 지구당 및 시도지부
창당, 12월 중앙당 창당을 하겠다는 신당창당 로드맵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의원 성향 분석
△신당파(39명)
김원기 이해찬 신기남 천정배 정동영 장영달 임채정 천용택 이상수 조배숙 김덕배 정세균 정장선 정동채 이재정 배기선 남궁석 김성호 이종걸
오영식 이호웅 송영길 허운나 김희선 유재건 강봉균 이미경 김택기 임종석 이창복 이강래 김태홍 김근태 김기재 김덕규 박양수 홍재형 송석찬
문석호.
△친 신당 중도파(10명)
정대철 이낙연 박인상 설송웅 이정일 이만섭 최용규 김명섭 송영진 신계륜.
△분당반대 중도파(32명)
한화갑 조순형 김상현 추미애 이협 김운용 강운태 고진부 김경재 박병윤 설훈
김영환 정범구 정철기 김태식 김효석 박병석 박주선 배기운 이용삼 송훈석 이희규 장태완 전갑길 조성준 조한천 구종태 함승희 이원성 김성순
유재규 심재권.
△구당파(19명)
정균환 박상천 장재식 김옥두 유용태 최명헌 박종우 이윤수 김충조 장성원 김홍일 최재승 이훈평 조재환 최선영 윤철상 박상희 김경천 최영희.
이범수 기자 skipio@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