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역사는 가라!
민초의 시각으로 해석한 역사에세이 ‘패자의 역사’
구본창 지음 |
신라는 삼국을 통일한
적 없다! 민족대표 33인은 비겁자다! 이 어마어마한 충격적 폭로들과 그 외 의심스런 역사의 진실들이 한 권의 책에 담겨졌다. 주류역사학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온 대중역사연구소 구본창의 ‘패자의 역사’. 저자는 승자가 왜곡해 온 역사에 반기를 들고 패자의 관점에서, 민중의
관점에서 역사를 서술했다.
민족대표 33인 비겁한 인물
‘옛날 옛날, 조선이라는 나라에 숙종이라는 왕이 살았습니다. 그에게는 아주 어질고 정숙한 인현왕후라는 부인이 있었는데 어느 날 왕은 사악한
장희빈에게 빠져 그만 왕비를 내치고 말았습니다. 새왕비가 된 못된 장희빈은 사치와 횡포로 악행을 저질렀고, 백성들은 왕을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숙종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본부인 인현왕후를 다시 불러들인 뒤. 장희빈에게는 사약을 내려 처벌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요부 장희빈. 하지만 그녀는 사실 서인과 남인 권력다툼의 불쌍한 희생양이었다. 최후의 승자가 된 서인이 장희빈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운 후 역사를 기만했을 뿐이다. 백성의 민생은 등한시한 채 이권싸움에만 골몰했던, 당시 지배계층의 모습을 저자는 ‘한심한
작태’라 평한다. 누가 집권하건 여전히 살기 힘들었던, 그리고 지금도 힘든 민초의 시각에서 비판한다.
또한 저자는 3·1운동의 민족대표 33인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족대표 33인을 “파고다 공원엔 나타나지도 않은
무책임하고 비겁한 인물들”이라 비난하고, 만해 한용운을 제외한 나머지는 반성문을 쓴 후 감옥에서 풀려났고, 그 중 최남선을 비롯, 최린,
정춘수, 박희도 등은 친일파로 변절했다면서 그들이 더 이상 민족의 대표가 아님을 강조한다.
신라 삼국통일 거짓말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는 말은 억지다. 진정한 통일이라면 고구려, 백제의 영토를 전부 차지했어야 하지 않은가? 게다가 자국의 힘도 아닌
당을 끌어들여 일궈낸 성과였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신라가 당을 끌어들인 게 아닌 당이 고구려 정벌을 위해 신라를 끌어들였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저자는 “신라는 백제를 통합해 영토를 넓힌 것이고, 당은 애초의 의도대로 고구려만을 정복하는데 성공한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또,
“고구려 유민들을 신라가 흡수하고 받아들였으니 삼국통일이라 봐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 “남한으로 넘어오는 탈북자들이 많은데 이것도 남한의
한반도 통일이라 봐야되는가”라며 반박한다.
저자는 ‘과거 우리의 역사가 찬란했다’라는 식의 추상적인 자부심만을 전해주는 역사에서 탈피해, 역사적 사실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객관적으로 역사적 진실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이제 역사는 고답적인 문헌연구의 한계를 뛰어넘어 현재의 우리 삶을 과거를 통해
진단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는 살아있는 역사가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화제의 신간 | |
지난 당신의 저녁 2000년 |
에덴동산에서부터 취업혁명 현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