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이달 초 기준 반도체 수출(1~10일 기준)이 8개월 만에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월말로 갈수록 실적이 더 많이 집계되는 특성상 플러스 전환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195억 달러로 전년 대비 30.7% 늘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22억9000만 달러로 조업일수(8.5일)가 지난해와 같아 증가 폭은 30.7%로 동일하다.
품목별로는 철강제품과 석유제품 수출액이 각각 16억4500만달러, 15억300만 달러로 58.1%, 131.1% 늘었다. 승용차와 무선통신기기도 각각 46.8%, 16.5% 증가한 13억 달러, 8억8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외에 자동차부품(7억2600만 달러·15.4%), 정밀기기(4억8800만 달러·17.5%), 선박(4억200만 달러·22.7%), 컴퓨터 주변기기(3억9400만 달러·3.7%), 가전제품(2억7500만 달러·10.7%) 등 대부분 주요 품목에서 강세를 보였다.
반면 반도체 수출액은 2.1% 감소한 32억2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월초 반도체 수출액이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 것은 지난 1월(-0.3%) 이후 처음이다. 이후 수출액은 2월(57.9%), 3월(25.2%), 4월(24.8%), 5월(51.9%), 6월(37.5%), 7월(15.6%), 8월(44.6%)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월 전체로 봐도 반도체 수출은 1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4개월의 경우 연속으로 수출액이 100억 달러를 웃돌았고, 지난 8월에는 올해 최대치(117억 달러)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전까지 반도체 월 수출액이 100억 달러를 넘긴 해는 역대 최고 실적을 남긴 2018년뿐이었다.
전문가들은 D램 가격 하락세가 반도체 수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가격은 평균 3.889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올해 최고 가격(5.3달러)과 비교하면 36%가량 내려왔다.
정부는 D램 가격이 소폭 하락한다고 해도 현재의 수출 상승 추세가 크게 뒤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입동향에서 "공급 증가는 기술적 한계 등으로 제한적인 반면 5세대(5G) 통신 본격화, 비대면 경제 가속화 등으로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 초과 수요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우리 수출은 역대 연간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2018년(6049억 달러)보다 빠른 속도로 4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10일까지 올해 누적 수출액은 4314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27.7%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