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에 부인까지 끌어들여
유승민, "두 분이 구사하는 언어, 품격과 거리 멀다" 지적
野 지지층도 과열경쟁 우려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국민의힘 본경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톱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은 막말리스트까지 작성해 공개하는가 하면 부인들까지 끌어들여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윤홍 대전이 도넘은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과열양상을 보이자 당 화합과 원팀 구성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윤홍 폭망'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막말리스트를 먼저 꺼내든 건 홍 후보 쪽이다.
홍준표 캠프는 24일 '윤석열 실언·망언 리스트'를 발표했다. 총 25건으로 정리한 리스트는 윤 후보 발언별로 시기, 장소와 문제점 및 비판 지점을 담았다.
6월 2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 후 "내 장모 10원 한장 피해 준 적 없다"라는 발언은 요양병원 불법 개설 및 요양급여 부정수급으로 징역 3년이 선고됐고 법정 구속됐다는 점을 들어 허위라고 주장하는 식이다.
이 외에도 ▲한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노동자에 대한 이해 부족)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먹을 수 있게 선택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빈곤 비하) ▲코로나 확산, 대구 아닌 다른 곳이었으면 민란 났을 것(지역감정 조장)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일본 방사능 노출 인정) ▲청약통장 모르면 치매환자(특정 질환 환자 비하)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쿠데타와 5.18을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전두환 옹호) 등을 제시했다.
홍 후보 본인, 장모 등 가족 리스크로 도덕성을 공격한데 이어 실언을 재환기시키며 자질론을 확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 후보 측은 "윤 후보의 입은 본선에서 우리 당 지지율 하락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한 가득 안고 있다"라며 "만일 윤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들은 4개월 간 또 어떤 실·망언이 터질까 가슴 졸이는 자세로 윤 후보의 입만 쳐다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수십 차례에 걸쳐 실·망언을 해온 윤 후보가 본선에 진출한 후 또다시 실수로 실·망언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대로 '대통령 이재명' 시대를 맞이하는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캠프도 즉각 "홍준표 후보의 막말은 금메달급"이라며 되받아치면서 '홍준표의 망언 막말 리스트' 25건을 작성해 내놨다.
캠프 측이 제시한 홍준표 발언록에는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 같지 않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 ▲여자가 하는 일(설거지)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 ▲(방송국 경비원에)니들 면상보러온거 아니다 네까짓게 ▲(나경원 의원 향해) “거울보고 분칠이나 하는 후보 ▲(박근혜 전대통령)춘향인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었다 ▲(돼지발정제 논란관련)친구가 성범죄 하는 것을 조금 내가 묵과했다는 이유만으로 그걸 형편없이 몰았다 ▲(윤희숙 의원에)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 등이 담겼다.
캠프 측은 "막말 경연대회를 연다면 홍 후보를 따라갈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윤석열은 이재명, 막말은 홍준표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형수에게 쌍욕을 한 것들이 생생하게 공개돼 국민들이 충격을 받은 바 있지만 홍 후보의 막말은 너무도 많아서 자칫 무감각해진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막말은 헤아릴수도 없을 정도니 그에겐 늘 품격의 문제가 따라붙는 것 아니겠나"라며 "그러니까 민주당 지지층이 홍 후보를 쉬운 상대로 보고 여론조사에서 그를 선호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비꼬았다.
이날 윤 후보와 홍후보는 윤석열 캠프의 중진 영입과 홍 후보 부인 이순삼씨의 후원회 관리를 두고도 격돌했다.
홍 의원은 김태호 박진 의원등이 윤석열 캠프의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데 대해 "광역 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들을 대거 데려 가는게 새로운 정치냐"라며 "개사과로 국민을 개로 취급하는 천박한 인식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줄세우기 구태전형이 돼버렸다. 그러다 한방에 훅간다"라고 경고했다.
또 "각종 공천 미끼에 혹해 넘어가신분들도 참 측은하다"라고 했다.
이에 윤 후보는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했고 홍 후보는 다시 "내가 더더욱 답변할 가치를 못느낀다"라고 되받아쳤다.
윤 후보는 홍 후보의 후원회장을 부인이 맡고 있다는 걸 문제 삼았다.
그는 "제 처는 사과 관련해서 잘 모른다. 제가 판단해서 하라고 한것"이라면서 "어떤 분은 가족이 후원회장도 맡는데 선거라는건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 하지 않나"라고 홍 후보를 저격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후원회장이 과거처럼 돈을 대주는 것도 아닌데 그걸 흠잡는게 참 어이가 없다"라며 "자기 각시는 소환 준비 중이라 밖에 못나오니 그런 시비를 하는 것 보고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맞섰다.
이에 유승민 전 의원은 두 사람을 향해 "피장파장이고 도긴개긴"이라며 "두 분이 구사하는 언어도 품격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분 모두 이재명을 대적할 도덕성도, 능력면에서도 낙제점"이라며 "본선에 가면 이재명한테 놀아날 게 뻔한 후보들로 무슨 정권교체를 한단 말인가. 무난하게 질 후보들"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