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등 혐의… 향후 수사 초점, '50억 클럽' 로비 의혹에 맞춰질 듯
배임·직권남용 '윗선' 개입 놓고 공방 더욱 치열해질 전망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을 22일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29일 서울중앙지검이 대장동 의혹 수사를 위해 전담수사팀을 꾸린 지 54일 만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이날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김씨와 남 변호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등으로 기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본부장(구속기소)과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냈던 정민용 변호사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에 대장동 개발사업의 수익을 몰아주고 반대로 공사에는 그만큼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같은 '대장동 패밀리'가 서로 뇌물을 주고받으며 결탁해 개발 사업의 공모지침서 작성, 민간사업자 선정, 사업협약 및 주주협약 체결 등 일련의 과정에서 화천대유에 유리하도록 사업을 설계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재판에 넘겨지면, 향후 검찰 수사의 초점은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로비 의혹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지난 17일 곽상도 전 의원의 거주지 등과 하나은행을 압수수색한 이후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왔다. 수사팀은 대장동 의혹 관련자들 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과거 곽 전 의원을 통해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수 있었던 상황을 넘기는 데 도움을 받았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등의 명분으로 받은 50억원은 이에 대한 대가라는고 검찰은 의심한다.
검찰은 앞서 김씨에 대해 1차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이 같은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지만, 한 차례 기각된 뒤 2차 청구 땐 이를 일단 제외하고 추가 수사를 이어왔다.
곽 전 의원과 함께 정치권에서 '50억 클럽' 명단으로 지목됐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등에 대한 로비 의혹도 검찰이 규명할 대상이다.
검찰은 황무성 전 공사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 의혹도 수사 중이다. 앞서 황 전 사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이 추진되던 2015년 유한기 당시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 부실장)과 유동규 전 본부장,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등을 거론하며 자신의 거취를 압박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황 전 사장은 이들이 임기가 남아있던 자신을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한 뒤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개발 사업을 주도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시민단체가 이 후보 등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하면서 수사팀은 이 의혹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당시 황 전 사장의 퇴직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팀은 당시 인사팀 직원들을 최근 소환해 조사했다.
한편 김씨와 남 변호사가 재판에 넘겨지고 나면 이른바 '윗선'의 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 도입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야권에선 당시 개발 사업의 인·허가권을 쥐고 있던 성남시장, 즉 이 후보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
반대로 여당에선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부산저축은행의 불법 대출 사건을 수사할 당시 대장동 대출 건이 대상에서 제외됐고 이 때 주임검사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다며, 이 같은 '봐주기 수사' 의혹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