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탄핵의 국회측 소추위원으로 관심 집중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을 역임하고 국회법사위원장이라는 화려한 경력까지 갖고 있는 김기춘(金淇春·65) 위원장의 17대 총선에서의 당락은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김 위원장이 국회측 소추위원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을 탄핵 소추토록 한 국회 대표자로 나섰으니 선거구민의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어떠할지는 주목을 끌수밖에
없었다.
국회소추위원직은 국회 법사위원장이 맡게되는 책무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 피소추인인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정당성을 입증, 피소추인을 파면시키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일반 형사사건으로 치면 법정에서 재판부를 상대로 기소된 피고인의 유죄를 주장하는
검사에 해당된다.
자신에게 집중되는 십자포화 감내
주지하다시피 노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는 엄청난 국민적 반발을 일으켰기에 그 대표로 부각된 김 위원장은 규탄의 대상이 됐다. 가뜩이나 총선을 눈앞에 두고 재판과
관련한 준비를 하려니 그야말로 이중고(二重苦)를 겪어야만 했다.
김 위원장은 대부분 야당의원이 그러하다시피 ‘총선연대’에
의해 낙선대상자 명단에 올랐고 강력한 노동조합을 배경으로 출전한 민노당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나선 열린 우리당 후보, 게다가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의 출마 등, 만만치 않은 후보들의 십자포화의 표적이 됐다.
김 위원장은 16대 총선에서도 `YS의
가족경호를 맡았던 전직 경찰서장인 K씨의 도전으로 고전한 바 있는데 17대 총선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할 상황이었으니 운명의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한편 열린우리당측에서는 김 위원장을 낙선시키기 위해 정동영 당의장과 김혁규 전 경남도지사 등 쟁쟁한 멤버를 현지에 파견했다.
‘비례대표로
간다’는 루머에 애먹어
그러나 총선에 즈음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김 위원장에게 희망적이었고 YS의 차남도
선거원의 선거법 위반사건으로 도중하차 해 한 짐을 덜게 됐다. 하지만 사실무근한 유언비어가 나돌면서 다시 고비를 맞았다. “김기춘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지역출마를 포기하고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내정됐다”는 것. 이 유언비어는 작년 초부터 계속 나왔는데 이에 대해 김 위원장측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하고 지역을 위해 출마할 것을 역설했다.
혈전결과는 김기춘 후보의 당선. 34,729표(43.5%)로
차점인 장상훈 열린우리당 후보 27,002표(33.8%)보다 7,000여표 앞섰다. 민주노동당 후보는 17,445표(21.9%)였다.
한편
정당득표율은 한나라당 30,264표(37.7%) 열린우리당 25,228표(31.4%) 민주노동당 21,033표(26.2%)로 김 위원장이
한나라당 득표보다 개인인기가 4,000여표 앞섰다.
김 위원장은 문화일보와 KSDC의 16대 의정활동평가결과 평점 83.3점으로
전체 국회의원 265명중 6위를 기록했으며 지역활동에서는 해군이 추진중인 저도 휴양시설 건립계획을 재고, 백지화할 것을 관계당국에 강력
항의해 필요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등 획기적인 일을 했다.
당선된 후 김 위원장은 전기한 대통령 탄핵소추와 관련한 업무로 영일이
없다.
학력 및 경력 경남고, 제12회고시사법과, 서울법대·동대학원졸, 법학박사, 대통령법률비서관, 대구지·고검,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변호사, 한국야구위원회총재, 제15·16대국회의원, 한나라당인권위원장, 총재특보단장, 국회법사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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