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하는 남자를 형상화한 프랑스 조각 |
크리쉬나 금동상. 인도에서 가장 사랑받는 신 중 하나인 크리쉬나의 에로스적인 면이 강조됐다. |
인류 성의식 어떻게 변천해 왔나
프랑스 작품. '돼지와 수음하는 여인' |
전세계 성문화에 대한 소개를 통해 인류 역사 속에서 성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천돼 왔는지, 각 지역별로 어떻게 다른 문화로 발전돼 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직접 기증한 진품 비너스상은 인류가 찬탄해온 여성미의 표준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도의 ‘시바링가’는 우리나라 맷돌과 비슷한 모양이다. 이것은 인도에 널리 퍼져 있는 남근 형태의 조형으로 BC 1세기~AD 3세기부터 만들어졌다. 시바링가는 힌두교의 창조신인 시바를 상징하는 남근형태의 링가와 여근을 뜻하는 요니가 결합된 상태로 표현되는데 이러한 결합은 생명탄생과 우주의 강력한 에너지와 창조를 상징한다.
탐닉에서 억압까지
우리민속에는 남성이나 여성의 성기와 모양새가 닮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상징물을 숭배하는 풍속이 있다. 남근장승은 남근숭배 민간신앙과 함께 성에 대한 해학적 정서를 읽을 수 있다. |
고대 그리스인드은 인간의 행복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육체적 쾌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의 문화 역시 즐거운 삶의 향유와 사랑의 기쁨에 대한 예찬으로 이루어졌다. 그리스의 도자기 조각상 벽화 등에 나타난 성의식을 보면 이성애에서 동성애, 양성애까지 다양한 형태의 성이 사회로부터 인정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나이지리아 요루바부족의 겔레데 소부족에서 전해지는 겔레데마스크. 임신한 젊은 여인의 몸체를 본떠 만든 가면으로 성인식 행사에 사용되며, 가면의 배를 만지면 아이를 가질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
인간 본질 읽는 광범위한 인문학적 지표
카마수트라 성애 부조. 카마수트라는 애욕 의욕 자의식을 의미하는 카마와 경전이라는 뜻의 수트라가 합쳐진 용어. 인도에서 전래돼온 성의 교과서적 문헌이며 사랑의 체위 기교에서부터 결혼 창녀 강정식 또는 미약 음위 등에 대해서도 기술한 그야말로 성전이다. 카마수트라는 성생활을 수행의 한 방법으로 이용하는 탄트라 요가의 기본이 됐다. |
아프리카의 여성 할례 또한 여성을 억압하는 성적 제도다. 아프리카와 회교 사회에서 만연한 이 여성 할례는 여성에게서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제거해 평생 성적 쾌감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 여성이 성욕을 품거나 외도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여성 할례의식은 아프리카와 중동의 28개국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수단에서는 전체 여성의 90%, 이집트는 80%, 소말리아는 89%, 에티오피아는 90%, 지부티는 98%, 나이지라아는 50% 이상의 여성에게 행해지고 있다.
중국의 전족은 성적 쾌락에 대한 인간의 집착이 얼마나 강하고 일반적인 것인가를 엿보게 한다. 북송시대 개발된 전족은 여자들의 도망 방지라는 목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성적인 쾌락에 더 큰 목적이 있었다. 전족의 꺾어진 발가락 사이나 발바닥 사이의 깊은 구멍 속에 건포도 등을 넣고 혀로 빼먹으며 성적흥분을 유발시키는 전희, 여성의 발을 가슴으로 강하게 껴안는 등 전족을 통한 규방비기가 상당히 발달했다. 인간의 발을 물리적 힘으로 자라지 못하게 만드는 전족은 상당한 고통이 따르는 만큼 비인간적으로 보이지만, 발의 변형에도 불구하고 성적 매력을 위해 하이힐을 신는 현대 여성과 본질적으로는 다를 바 없다.
인류는 문화적 철학적 가치를 가장 강렬한 욕구인 성을 통해 해석하고 표현해냈다. 성 관련 유물이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읽는 광범위한 인문학적 지표가 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솔로몬’의 김 대표는 수집품들을 모아 성문화 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