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한지혜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화물 차주들의 파업이 계속되며 편의점들의 소주 공급 차질이 속속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편의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자체 재고로 버텨왔던 GS25도 일부 품목에 한해 발주 제한을 시작했다.
편의점들은 연일 자체 차량을 하이트진로 공장으로 직접 보내 물량을 공수해 오는 모습이다.
1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가 이날부터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오리지널(360ml 병)' 소주 1종에 한해 발주 제한을 걸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물류센터를 다수 보유한 GS25는 그동안 편의점 5사 중 유일하게 화물연대 파업 이후 소주 발주 제한을 두지 않았다.
GS25는 발주 제한에 앞서 하루 평균 50~60대의 2.5t 물류 차량을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으로 보내 당일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이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미니스톱·이마트24 등도 소주 발주 제한을 계속 이어가면서 자체 차량을 보내 하루치씩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전날 발주분부터 소주 발주 수량을 기존 상품 당 3박스에서 1박스로 줄였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당장 매장에서 소주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어 선제적 차원에서 재고 확보를 위해 차량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오비맥주 등 맥주는 별다른 공급 부족 사태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이번 파업 과정에서 전국 주요 항만이 운영 정지 상태에 놓이며 제주 삼다수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실제 최근 육지로 운송하는 제주 삼다수 공급이 일부 차질을 빚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CU는 전날 각 점포에 추후 삼다수 발주 정지 가능성에 대비해 백산수·아이시스 등 대체 상품 운영과 관련한 안내문을 보냈다.
CU 관계자는 "삼다수는 아직 정상 발주가 이뤄지고 있고, 여유 재고가 1주일치 분량은 있다"며 "단 항만이 묶인 상태라 혹시 앞으로 물량 공급이 어려울 수 있어 안내 차원에서 공지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말 까지는 현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사태 장기화 시 제주도로 향하는 소주 공급이 힘들 경우 제주 일대 음식점·자영업자·소상공인이나 일반 시민들 사이에 '소주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정부와 화물연대 사이의 협상 등 여러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이라며 "다음 주에는 플랜B 조치를 검토해야 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