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개 국 순회한 화제의 전시
대각주(角株)형 간헐 온천, 옐로스톤 국립공원, 와이오밍 주, 미국(북위 44도 26분, 서경 110도 39분) |
세계적인 항공 사진 전문 작가인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은 1990년대 초부터 전 세계 하늘에서 ‘지구의 초상’을 기록해 세계를 순회하며 책 출판과 전시회를 열었다.
100여개 국에서 내려다본 지구 사진이 담긴 그의 책 ‘하늘에서 본 지구’는 30여개 국의 언어로 번역됐으며, 5kg에 육박하는 무게와 부피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250만 권이 팔린 것을 비롯, 전 세계적으로 350만 권이 팔린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출판과 함께 진행된 전시는 뉴욕과 LA, 상하이, 싱가포르 등 50개국에서 이루어졌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지금도 세계의 하늘 구석 구석을 비행하며 ‘지구의 초상’을 기록 중이며, 전시 또한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서울에 도착했다.
알자라 근처의 사막에 있는 이라크 탱크의 묘지, 쿠웨이트(북위 29도 26분, 동경 45도 24분 |
숲 한가운데의 모래 언덕, 프레이저 섬, 퀸즐랜드 주, 오스트레일리아(남위 25도 15분, 동경 153도 1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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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토모레노 빙하, 산타크루스 주, 아르헨티나(남위 50도 27분, 서경 73도 10분) |
염색업자들의 작업장과 대형 염색통들, 페스, 모로코(북위 34도 05분, 서경 4도 57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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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세계에 대한 감동의 시학
9월27일까지 서울 코엑스 동문 앞 광장에서 24시간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 ‘하늘에서 본 지구’전은 동명의 얀 사진집(2004, 새물결출판사)에 실린 사진 중 120점과 지난 2월 방한해 촬영한 서울의 초상 8점이 소개된다.
리얼리즘과 추상을 넘나드는 얀의 사진들은 미학적 완성도가 상당하다. 하지만 이 전시가 지구인의 축제가 되고, 그의 책이 지구인을 감동시킨 것은 단지 형식적 미학 때문만이 아니다. 아름다운 사진 예술을 통해 지구인의 환경 보호 의식을 고양해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으로 나갈 것을 호소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204장의 사진이 실린 책 ‘하늘에서 본 지구’에는 사진마다 곁들인 204편의 짤막한 에세이와 인류가 직면한 화급한 문제에 관한 11편의 긴 에세이들로 구성돼 있다. 이 11편의 에세이는 월드 워치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미국의 레스터 브라운을 비롯한 전 세계의 최상급 환경론자들이 쓴 것이다. 사진 이미지와 사진 설명, 각 장을 구성하는 에세이들은 지구에 내린 축복과 아픔, 아름다움과 추함을 가감 없이 전하는 절창인 동시에 절묘한 대위법의 시학을 펼쳐 보인다.
전시회장에서 사진집 ‘하늘에서 본 지구’와 ‘발견 하늘에서 본 지구 366’와 엽서 포스터 등 여러 상품을 판매한다. 여기에서 얻어지는 판매 수익금은 전국 순회를 위한 무료전시 기금으로 사용된다.
정춘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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