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악화로 올 추석 소비심리는 어느 때보다도 움츠려들 전망이다. 최근 신세계닷컴(www.shinsegae.com)이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42.3%가 지출을 지난해 보다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늘리겠다는 소비자는 7.1%에 불과했다. 선물 또한 실용적인 제품으로 하겠다는 응답이 주를 이루는 등 전반적으로 추석 소비패턴이 신중해지는 분위기다.
비용절감 효과 기대 대행업체 이용자 늘어
정부에서 발표한 차례상 비용은 작년보다 줄었지만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에 나선 주부들의 체감 비용은 더 높아졌다. 주부 임복남(31 서울) 씨는 “과일은 작년보다 저렴하지만 생선이나 채소는 너무 비싸 차례상 차릴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제수용 생선 가격은 특히 많이 올라 중국산 조기가 호황을 맞고 있다. 백화점 보다는 할인점 인터넷 이용객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저렴한 재래시장이 여전히 명절의 주 소비시장이다.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차례상 대행업체는 올해 특히 호황을 맞고 있다. 전통 제사음식 대행업체 가례원(www.garewon.co.kr)의 곽은실 씨는 “작년보다 30% 정도 이용자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맞벌이 부부가 급증하고 명절 상차림에 대한 의식이 변화한 것이 결정적 이유지만, 불황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대행업체들의 차례상 상품은 8~10인분 기준으로 13~24만원선. 농림부가 발표한 4인 가족 기본상차림이 14만원이니 노동력을 감안하지 않아도 저렴한 가격이다.
상품권 생활용품 등 실용적 선물 뜬다
추석 선물 또한 실속 위주의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 재테크 포털 모네타(www.moneta.co.kr)의 조사에 의하면 선물비용도 10만원 이하 실용적 제품으로 하겠다는 응답이 주를 이루었으며 선물을 아예 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24%를 차지했다. 이 같은 소비심리를 반영해 중저가 선물세트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육 굴비 치약 비누 등 전통적인 생활용품이나 실용적인 식품상품 등이 부활한 점이 돋보인다.
신세계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다가오는 추석에 받고 싶은 선물로 상품권이나 현금을 꼽았다. 주고 싶은 선물에 대한 조사도 거의 상품권이나 생활용품 세트로 ‘실속’이라는 부분에서 거의 일치를 이룬다. 백화점 관계자는 화장품이나 고가의 주류, 고급 한과, 육류 등의 상품은 주문이 뚝 끊기고 생활용품이나 올해 풍작으로 가격이 떨어진 멸치 같은 저렴한 식품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저가 제품 비중이 최소 30%를 넘어서고 매출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