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 교환
임성혁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북에 돌아간 동
생에게 알려줄 수 있도록 편지라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속적인 상봉은 힘들더라도 가족간의 소식은 전달
할 수 있는 창구의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면회소 설치와 함께 거
론되는 문제다.
자유왕래
자유왕래는 통일을 이루기 위한 척걸음이지만, 현
재 남북한의 체제가 다르고 생활방식등의 차이로 당분간 성사되
기는 힘들 듯 하다. 그러나 이산가족들에 한정된 자유왕래라도
이루어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북측의 오영재 씨
는 "연락사무소나 이산가족 만남 정례화도 중요하지만, 우선 전
화와 편지의 상시교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봉자, 회수, 시간제한
이산가족들의 대부분은 너무 짧은 만남이라 할 말
도 제대로 못했다며 한번이라도 충분히 회포를 풀 수 있는 충분
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부모님 산사를 착거
나, 량한상 씨의 경우와 같이 노모가 쇠약해 상봉장소로 방문하
지 못하는 경우를 감안한 조치들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다.
재회가 기약되지 않는 이번 상봉은 또 다른 이산의
아픔을 내재하고 있다. 지난 85년 이산가족 상봉 당시 재회의 기
쁨을 나눈 이산가족들은 더 큰 인내의 아픔을 견뎌내야만 했
다.
이제 9~10월에 2.3차의 상봉이 준비되기는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이 계속된다면 이번 상봉단 역시 더 큰 아픔을
겪어야 할지 모른다. 따라서 이제는 이산가족문제를 새로운 시각
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남북 양측은 인지해야만 할 것이
다.
특히 상봉장소의 제한이나 서신교환, 면회소 설치 등
과 같은 문제등은 대세적 관점에서 처리되어야 할 문제이다. 이
번 상봉으로 이제 이산가족들에게 사상이나 체제, 이념 따위는
한낱 허울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오로지 보고 싶은 혈육
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
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슬픔
이 더 이상 아픔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통
일의 첫걸음이자 분단 조국의 아픔을 치유하는 방편이기도 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