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상봉문제는 더 이상 정치적 타협이나 협의사항이 아니
다. 그렇다고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기는 너무나 큰 고통
이다. 반세기 분단 비극을 극복하는 첫걸음은 그들의 고통을 함
께 아파하고 나누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
그들에게 더 이상의 고통을 지운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과오
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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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간의 단절에도 불구하고 부모, 형제
그리고 남편과 아내를 알아보고 통곡하며 환호했던 남복의 이산
가족들이 3박4일간의 짧은 상봉일정을 끝내고 떨어지지 않는 발
걸을을 옮겼다. 이들의 해후는 50여년의 분단과 고통을 만든 사
상과 체제의 장벽을 단숨에 뛰어넘는 감동의 드라마였다. 이들
의 상봉에 함께 눈물을 흘리며 감격한 7000만 겨레의 모습은 언
제라도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상봉방식의 전환 필요
3박 4일간의 짧은 일정으로 마무리된 이산가족 상
봉은 7천만을 울고 웃기기에 충분한 감동의 드라마였다. 그러나
당사자들에게는 상봉의 기회를 가진 것만으로 위안을 삼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은 만남이었다. 특히 오는 9월 2일 비전향장기수
송환 등 남북간에 본격적인 화해물꼬가 트이면서, 이번 만남을
계기로 현재 추진중인 9~10월 2.3차 이산가족 상봉은 지금의 방
식에서 탈피하자는 의견 등이 다양하게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
다.
면회소 설치
현재 남북 양측은 면회소 철치에 관해 이미 정상회
담 당시에 언급된 바 있고, 2차 적십자 회담을 통해서 구체적 일
정을 협의해 빠르면 9월중 설치,가동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
히 이번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수가 남한내에만 75,000여명에 달
하고 있어, 이들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만남을 갖기란 힘들다
는 지적이다. 또한 이산가족 1세대가 고령임을 감안할 때 면회소
의 설치는 시급히 처리되어야 할 현실적인 조치중의 하나다. 이
번에 상봉단으로 내려온 북측 김용호 씨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
니다. 마지막이란 말은 쓰지도 말라"며 면회소를 만들어 아직 보
지 못한 조카들을 만나야겠다."고 면회소 설치에 대해 희망적인
견해를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