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무 지음 바다출판사/ 8,000원 |
대규모 수능 부정 사건이 드러남에 따라 대입시험의 공정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회의를 느끼게 됐다. 그런데 ‘커닝’을 막으면 시험은 공정해지는 것일까? ‘서울대는 왜 있는 집 자녀만 다닐까’의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국민의 세금을 주된 재원으로 운영되는 국립 서울대는 전문직 종사자가 생산직 근로자보다 27배, 농어민보다는 30배나 더 많이 자녀를 입학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전문직 자녀 서울대 신입생의 1/4
이 책은 서울대 신입생들에 대한 5년간의 자료를 가지고 신입생 아버지들의 주된 직업과 성장지역, 계층의식을 비교했다. 결과는 한국 사회의 계급을 뚜렷이 인식시켜준다. 사회 경제적으로 상위를 점하고 있는 전문직의 아버지를 둔 비율은 2000년 이후 5년간 거의 변화 없이 서울대 신입생의 1/4을 차지했다. 반면 농어민 가정 출신의 신입생은 극소수인데다 그나마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2000년에 3.5%였던 이 수치는 2004년에 2.0%로 차츰 하락했다.
주 성장지역이 서울인 학생의 비율은 5년 전체를 합산할 경우 42.4%에 달해 전국 고3 졸업생 중 서울 출신 비율보다 배 가까이 높았다. 서울대 신입생의 계층의식도 전 국민 평균보다 월등히 위쪽으로 나타났다. 스스로가 상류 또는 중상류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은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상류 중상류라고 지각하는 신입생은 2000년 상류 17%에서 2004년 21.1%로 집계됐다.
특정 계층 내에서 심각한 재생산
사회경제적 지위를 결정하는 요소로 소득과 직업 그리고 교육을 꼽지만, 소득과 직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교육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서울대라는 고등교육 기회로의 접근이 현재 특정 계층 내에서 심각할 정도로 재생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더욱 우려되는 지점이 서울대 신입생들의 계층의식”이라며 “하류층으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느끼는 비율이 사회전체에 비해 너무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높은 가정에서 태어나 각종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고 고액과외의 도움으로 서울대에 진학한 학생들이 졸업 이후에는 학벌에 힘입어 한국 사회의 주류로 자리 잡았을 때 그들이 과연 얼마나 사회 경제적 약자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할까 의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제는 사회경제적 하위계층의 서울대 입학이 확대되도록 ‘게임의 룰’을 바꿔줄 때가 됐다”며 ‘역차별’의 도입까지를 배제하지 않아야 할 시점에 왔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저자는 “현재의 서울대가 공공재인지 서울대 스스로 반문해볼 시점”이라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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