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취향’으로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아네스 자우이 감독이 3년 만에 돌아와 선보이는 작품. 그녀의 두 번째 영화 ‘룩앳미’ 또한 칸 영화 공식 데일리인 스크린 인터내셔널에서 경쟁진출 작품 중 최고 평점을 받고,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호평을 얻었다. 흥행 성적도 좋다. 지난 9월 프랑스에서 개봉한 ‘룩앳미’는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 현재까지 2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기적인 아버지와 냉소적인 딸
이번 영화도 전작에서 보여준 섬세하고 지적이면서도 쿨한 감성과 신랄한 현실을 이야기하면서도 기적 같은 행복을 펼쳐 보이는 솜씨는 그대로다. 특히 ‘타인의 취향’에서 돋보였던 캐릭터의 매력은 ‘룻앳미’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주인공 카사드는 심술, 오만, 독선으로 뭉친 문제적 인간이다. 유명한 작가이자 편집자인 그는 시장에게 직접 전화해서 30초 만에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아무런 부탁이나 할 수 있는 유명인사. 하지만 속사정은 지독히 자기중심적이고, 자신의 글보다 더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며, 온갖 독설로 아무렇지도 않게 주변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재수 없는’ 유형이다.
그의 딸 롤리타는 온종일 투덜대며 호의와 친절은 무조건 의심하고 본다. 스무 살의 꽃다운 나이지만, 인생은 우울하다. 아버지는 '꽃돼지'라고 놀리고 어딜 가나 찬밥신세. 잘나가는 유명인사를 아버지로 둔 덕에 더욱 외롭다. 사람들이 그녀가 누구 딸인지 아는 순간 태도가 변하기 때문. 유일하게 노래를 부르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을 이용해서 아버지에게 접근하려는 인간들과는 다른 남자 친구 세바스티앙이 있다.
“뭐? 네 아버지가 그 유명한 에티엔 카사드? 앞으로 우리 자주 만나자 꾸나” 일단 태연한 척 했지만 롤리타가 카사드의 딸이라는 것을 안 순간부터 태도가 돌변하는 롤리타의 음악선생 실비아는 내숭의 여왕. 재능은 있지만 ‘뜨지 못한’ 작가인 남편 피에르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롤리타와 에티엔 가족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폭군 같은 에티엔의 본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솔직하고 용기 있게 맞서기도 한다.
세 권의 소설을 발표했지만,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해서인지 늘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며 살아가는 피에르. 그나마 부인 실비아의 제자 롤리타를 통해 에티엔과 연결돼 같이 일하게 되고 유명세를 타지만, 언제나 처럼 에티엔의 독재와 폭압에도 능청스럽게 참아낸다.
관용의 시선으로 캐릭터를 이해하다
이미 시나리오 작가로 감독 데뷔 이전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던 아네스 자우이는 알랭 레네 감독의 ‘스모킹/노스모킹’으로 세자르 영화제 각본상을, ‘샘 올드 송’으로 세자르 영화제 여우조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리고, 자신의 연출 데뷔작 ‘타인의 취향’으로 세자르 영화제 각본상과 최우수 작품상을, 두번째 장편영화 ‘룩앳미’로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물론, 모든 작품의 시나리오 작업은 이미 다섯 편의 시나리오를 함께 작업했던 장 피에르 바크리와 함께였다.
프랑스 최고의 작가로 손꼽히는 자우이와 바크리 커플은, 평범하지만 어딘가 특별한 구석이 있는 인물들을 만들어내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코미디를 창조해내고 있다. 뚱뚱한 외모와 자기밖에 모르는 아버지로 인해 불만과 상처를 가득 안고 살아가는 스무살의 롤리타와 지독히 자기중심적이고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찬 아버지 에티엔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번 이야기 역시 특유의 위트와 유머가 돋보이며, 독특한 인물들의 좌충우돌 코메디는 여전히 감각적이고 섬세하다.
이번 영화에서는 ‘타인의 취향’에서보다 캐릭터를 바라보는 시선이 좀 더 여유로워진 것을 볼 수 있는데, 도저히 해결이 보이지 않는 문제투성이의 인간도 끝내 미워할 수 없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자우이는 말한다. “우리가 이전에는 캐릭터들에 대해서 좀 가혹한 데가 있었다. 그들의 약점이나 실수를 거의 메가폰에 대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남에게 들은 얘기가 아닌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라는 설교 비슷한 걸 하는 느낌이었다. 이제는 설교보다는 우리가 만든 캐릭터들을 좀 더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좀 더 변명을 해주자 마음먹었다." 보다 포용하는 마음으로 이번 작업에 임했다는 그들은, 모든 것들 심지어 독재조차도 인간 본성이라고 인정하며 인내와 강인함이 함께 할 수도 있음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캐릭터에 대한 이 같은 시선은 곧 ‘룩앳미’를 날카로운 통찰력은 살아있으면서도 따뜻한 유머가 넘치는 영화로 만들었다.
바다 세계에서 생긴 일 샤크
감독 : 빅키 젠슨, 비보 버제론
목소리 : 윌 스미스, 로버트 드니로 등
절대권력에 막강 카리스마를 가진 상어 대부 돈 리노. 하지만 그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다. 상어의 본성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감성적인 아들, 레니가 대부의 아들로서는 자격 미달인 것이다. 한 편, 동네 ‘고래 세차장’에서 일하는 작은 물고기 오스카는 항상 그럴싸한 말로 위기를 모면하는 비범한 재주의 소유자. 그의 유일한 꿈은 부와 명예를 얻어 바다 세계 최고 상류사회로 신분 상승하는 것이다. 어느 날, 돈 리노의 큰 아들이 갑작스레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 엄청난 사건의 장본인은 바로 오스카로 밝혀지면서 오스카는 일약 바다 세계의 ‘슈퍼스타’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소문은 오스카의 철없는 거짓말임이 밝혀지고 상처를 입게 된 돈 리노는 가문의 명예 회복과 아들의 복수를 위해 오스카와의 정면 대결을 선포한다.
오션스 트웰브
감독 :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줄리아 로버츠 등
대니 오션과 참모인 러스티 라이언, 소매치기 계의 떠오르는 샛별 라이너스 캘드웰 등 11명의 오션 일당들이 라스베가스 카지노 거물 테리 베네딕트의 금고를 턴지도 어언 3년이 지났다. 자그마치 1억6,000만 달러의 거액을 서로 나눈 뒤, 각자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조용히,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해왔다. 쉽지만은 않은 일이지만. 그런 그들이 하나, 둘, 다시 모인다. 멤버 중 누군가가 약속을 깨고 베네딕트와 내통하면서 1억6,000만 달러를 되갚아야 하는 처지에 몰렸기 때문. 그것도 이자까지 쳐서. 기한 내에 돈을 갚지 않으면 엄청난 복수를 하겠다고 베네딕트는 벼르고 있고, 나눠 가졌던 돈은 이미 바닥나 버린 상태. 할 수 없이 그들은 다시 한 번 한탕을 모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