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초기 군 당국이 발표한 실종자들의 '69시간 생존 가능성'은 애초에 불가능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지난 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 천안함 침몰 실종자들의 '69시간 생존 가능성'은 희박했음을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침몰된 천안함에 구형 환풍기가 있어 천안함 실종자가 69시간 생존하는 것은 불가능 하지 않느냐"는 민주당 박선숙 의원의 질문에 "천안함은 잠수함이 아니기때문에 완벽한 방수기능은 갖춰져 있지 않았다"면서 "처음부터 완벽하게 수밀이 돼 생존해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 직후 곧바로 격실로 물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에 앞서 군 당국은 천안함 침몰 사고 발생 하루 뒤인 27일, 브리핑을 통해 "밀폐 가능한 침실에 머물러 있던 승조원은 21명 정도"라면서 "최대 69시간가량 생존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군 당국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기본적인 방수문이나 위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차단 대책이 민간 선박보다 잘 되어 있어 생존 가능성을 고려해 일부 있을 수 있는 단 한명의 생존자라도 구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처음부터 군 당국이 주장한 '69시간 생존 가능성'은 애당초 실현성이 없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이로 인해 군 당국은 천안함 내부구조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이 같은 판단 내용을 전해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과 함께 '천안함 침몰 사고'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과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고 초기 군 당국의 '69시간 생존 가능성' 언급은 실종자 가족을 비롯해 비통함에 빠져있는 국민들에게 한줄기 희망이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같은 발언은 거짓 희망가였음이 드러났고, "사실이 고통스럽더라도 제대로 알리는 게 신뢰의 처음이다. 환풍기가 자동 차단되지 않아 침수될 것이라는 얘기를 먼저 했어야 한다"는 박 의원의 말에 힘이 더욱 쏠리고 있다.
특히, 실종자 구조에 나섰다가 순직한 故 한주호 준위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군 당국의 정확하고 냉철한 정황파악과 솔직한 보고가 있었다면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실종자들의 구조에 나섰다가 자신의 목숨을 잃는 일은 없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69시간 생존 가능성'발표가 故 한주호 준위의 사망과 금양호 침몰이라는 또 다른 피해를 만들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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