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2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사람】 제2차 세계대전 패망 후 10년, 망각의 독일인과 부도덕의 나날들 <늑대의 시간>

URL복사

전후 독일인의 멘털리티를 부검하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망한 1945 년 5월 8일, 이른바 ‘제로시간’부터 1955년 까지 10년 동안 독일이 거쳐야 했던 재건의 노력과 사회적 분열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 이는 책.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독일을, 그 역사의 장면을 되살 린다.

 

야만의 시대에서 시민의 시대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똘똘 뭉쳐 있었던 독일 인들은 전쟁이 끝나자 완벽하게 분열되었다. 폭격에 사망하거나 피난, 망명, 강제 이 주를 당한 사람들에 1000만 명의 강제 징용 자까지 합하면 그 규모는 총 4000만 명에 달 했다. 자신이 살던 자리에서 추방당하고 끌 려가고, 풀려나며 새로운 자리를 찾아가던 사람들이 어떻게 다시 시민의 정체성을 찾 을 수 있었을까?

 

가장 중대한 변화는 일상에서 시작되었다. 먹을 것을 조달하는 일에서, 약탈에서, 교환 에서, 구매에서 일어났다. 가족은 해체되고, 삶의 질서는 산산조각이 났으며, 인간 관계 는 상실되어 갔지만, 사람들은 새롭게 다시 모여 어울렸다. 전후 독일인의 의식을 볼 때 홀로코스트가 미친 영향은 놀라울 정도로 미미했다. 자신들의 ‘수상쩍은 행복’을 위해 서 홀로코스트를 회피했고, 자신들을 희생 자로 그렸다. 그러면서도 전후 시대는 지금 까지 여겨지던 것보다 더 논쟁적이었고, 삶 은 더 개방적이었으며, 지식인은 더 비판적 이었다. 의견의 스펙트럼은 넓었고 예술은 더 혁신적이었다. 이런 의식적 억압과 왜곡 속에서 반파시스트적이고 신뢰를 일깨우는 오늘의 독일이 탄생했던 것이다.

 

이 책은 전쟁 직후 10년의 기간 동안 독일 이 거쳐야 했던 재건 사업과 그 속에서 분열 된 독일인의 멘털리티를 다각도로 살핌으로 써, 잊고 있던 1945년과 1955년 사이의 독일 을 새롭게 조명한다. 공식문서나 출간된 책 뿐 아니라 일기, 수기, 문학작품, 신문, 잡지, 영상자료, 심지어 유행가 가사 등 방대한 자 료와 세심한 해석을 통해 독일이 어떻게 그 시기를 넘어 오늘의 독일을 만들었는지 새 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우리가 아는 자기반성은 없었다

 

패망 직후 지옥을 경험한 독일인은 마치 홀 로코스트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자신 들을 ‘희생자’로 여기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자신들은 그저 사람을 마비시키는 ‘독’과 같 은 국가사회주의에, 사람을 순종적인 도구로 길들이는 ‘마약’과 같은 나치즘에, 히틀러라 는 ‘악’에 희생되었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였 다. 당시 언론과 책, 논문에는 독일인이 겪은 고통을 다른 민족의 어떤 고통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최상급으로 표현한 글이 넘쳐난 다.

 

저자는 패망 직후 수십 년간 수백만 명의 학살에 대한 폭넓은 사회적 논쟁은 존재하 지 않았다고 말한다. 과거 청산은 1963년부 터 1968년까지 아우슈비츠 재판이 진행되면 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 이 또한 철저한 자 기반성의 산물이라기보다는 68세대의 분노 에서 촉발된 부모 세대에 대한 역사적 승리 였다.

 

이처럼 다수의 독일인이 개인적 책임을 거 부했음에도 어떻게 오늘날의 독일이 가능했 을까? 여기서 이전의 과대망상만큼이나 핵 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미몽에서 화들짝 깨 어난 듯한 급격한 ‘현실 자각’이었다. 게다가 연합국에 딸려 들어온 느긋한 생활 방식의 매력, 암시장을 통한 쓰디쓴 사회화 과정, 실 향민에 대한 사회적 통합 노력, 추상미술을 둘러싼 떠들썩한 논쟁, 새로운 디자인에 대 한 즐거움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모든 것 이 심리 상태의 변화를 촉진했고, 그 토대 위 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정치적 담론은 서서 히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독 일’과 ‘독일인’이라 부르는 그들은 바로 이렇 게 탄생했던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중동발 리스크,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등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충격파가 밀려오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출렁거렸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와 금 가치는 치솟았다.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태가 악화되면 석유나 가스 등 에너지 원료에 대한 수급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 다행히 지난 4월 14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양측 간 추가적인 충돌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들썩이던 환율과 주식시장은 일단 진정 모습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향후 재보복에 나서겠다 공언한 만큼 중동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단시일 내 완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가는 세계 경제 ‘연쇄고리’...물가 자극, 주가 하방압력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면 우리 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름값이다, 유가는 세계 경제의 ‘연쇄고리’에 위치해 있다. 유가가 뛰면 물가가 뛰고, 물가가 뛰면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 그렇게 미국 달러 금리가 오르면 세계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경기가 침체되고, 자산시장이 요동치는 일들이 발생한다

정치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생활폐기물중앙회 회원사 워크숍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사단법인 한국생활폐기물중앙회는 22일 충남 천안시에 소재한 천안상록리조트 컨벤션센터(상록홀)에서 회원사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회원사의 권익 보호와 유대를 강화하며, 회원사의 지위 향상 및 국민 보건과 환경보전에 기여를 도모하기 위해서 개최됐다. 행사일정으로는 전문 강사들이 초빙되어 ▲최근의 대행 환경변화에 따른 생활폐기물수집‧운반 대행 실태와 전망을 분석▲대행 업무수행에 요구되는 생활폐기물관리제도, 입찰부당공동행위예방제도, 안전보건관리제도와 관련한 지식을 공유 ▲자유토론으로 생활폐기물수집‧운반대행자 지위 향상방안 등을 논의했다. 중앙회 회원사는 1960년대 보건사회부 오물청소법에 따른 오물처리업을 시작으로 하여 1980년대 중반 이후는 환경부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생활폐기물수집·운반업을 영위하면서 지자체장의 책무를 대행하여 가정‧상가 등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을 수집하여 재활용시설 또는 소각‧매립장으로 운반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송용호 중앙회 회장은 "회원사들이 지자체의 생활폐기물수집‧운반 대행 업무를 함에 있어 국민 건강을 지키고 국토환경을 보호한다는 자부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최근 법‧제도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문화

더보기
전통연희의 아름다움과 미래 가능성 '전통연희축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김삼진)이 주최·주관하는 ‘2024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이하 전통연희축제)가 오는 5월 18일부터 19일까지 2일간 청와대 일원에서 개최된다. 전통연희의 대중화를 도모하는 전통연희축제는 매년 2만여 명이 찾는 대규모 야외축제로 2007년부터 개최됐다. 올해는 따뜻한 봄의 정취를 만끽하며 남녀노소는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마련될 예정이다. 이번 전통연희축제는 청와대 내 헬기장과 녹지원 두 곳에서 진행된다. ‘연희路, 미래路’라는 콘셉트로 전체 프로그램을 구성해 전통연희의 아름다움과 미래 가능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예술대학교X세한대학교X중앙대학교X한국예술종합학교’ 총 4개 대학이 연합해 선보이는 ‘연희 대학전’ 무대가 뜨거운 축제의 막을 올린다. 이어 농악, 무속음악, 줄타기, 탈춤 등 전통연희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각 지역의 개성 있는 흥과 에너지를 선보일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진도다시래기보존회’, ‘전주기접놀이보존회’, ‘구미무을농악보존회’와 ‘구미무을농악 북놀이X밀양백중놀이 오북놀이X진도북놀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