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둘러’(기다려)란 별명으로 유명한 김원기(67) 국회의장이 국회출입 여기자 50여명과 함께한 의장 공관 초청 만찬에서 남북국회 회담 추진의사를 밝혀 연내 성사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6월17일 국회 개원 57년만에 처음으로 국회출입 여기자 50여명을 서울 한남동 의장공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김 의장은 본지의 ‘남북 국회 회담 개최 제안이 담긴 친서전달 여부 질의’와 관련 “남측정부 대표단 정동영 장관편에 친서를 보낼까도 생각했지만 어느정도 분위기가 익은 후 친서는 전달하는게 낫겠다 싶어 구두로만 남북국회 회담 제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그림1가운데>
정 통일편에 남북국회 회담 구두제안
김 의장은 “정 장관에게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면 지난 90년대에도 (남측에서)남북국회회담을 제안했지만 북측이 트는 바람에 좌절됐음을 전하고 편지대신 말로 (남측)국회의장이 조속히 양쪽 국회가 만날 것을 제안한다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귀국후 정 통일장관은 김 의장에게 남북국회회담 의사를 북에 전달했으며 남한에서 열린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이의 구체적인 진행여부를 논의한 것이라고 밝혔다는게 국회의장 공보수석실의 전언이다.
이에앞서 오후 7시경 시작된 국회 출입 여기자 초청 만찬에서 김 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가 과거 동아일보 기자였던 시절에는 여성기자들이 많지 않았는데 17대 국회에서는 40여명이상 여기자들이 진출했다”며 “이러다가 18대 국회에서는 여기자 (의장공관)초청이 불가해질지 모른다”고 달라진 17대국회 위상을 주목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17대국회의 가장 큰 변화는 과거 국회와 달리 대통령이나 당총재의 권력에 가려 형식상 입법부 역할에 머물지 않고 독립과 자율의 국회로 거듭났다는 점”이라며 “오히려 국회가 지나지게 수평화돼 조직의 효율성마저 지장받을 만큼 민주화 됐는데 언론은 정치가 국회중심으로 변화하는걸 실감하지 못하는 듯 하다”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특히 “17대국회는 과거 20%에 불과했던 의원입법이 2배이상 증가하는 등 정치중심, 입법중심이 국회로 옮겨지는데 일익했다”며 “앞으로 의장으로서 국회가 적절한 법 만드는데 실수가 없도록 전문역량을 갖춰나가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자 앞이라 넥타이 신경썼다”
이날 김 의장은 국회 개원이래 최초의 여기자 공관초청임을 강조하며 “여기자들이 온다하니 괜히 마음이 설레어 넥타이도 신경을 썼다”고 조크를 던져 의장 공관 잔디밭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김 의장의 인사말에 이어 답사에 나선 세계일보 황정미 국회팀장은 “여기자들의 국회진출은 그동안 남성중심의 국회문화와 정당문화를 바꾸는데 공헌했다”며 “하지만 국회출입기자가 3D업종으로 구분될만큼 ‘지둘러’국회의장께선 여전히 기사꺼리를 안준다”고 조크한 뒤 “17대국회에서 김 의장이 정치개혁을 완성, 명의장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