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지역주민과 정치권까지 현대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가 로템 의왕공장폐쇄를 밀어붙이고 있어 그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 의왕공장 부지를 활용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의선 씨의 재산불리기에 사용 향후 현대의 경영권 장악에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지 개발시 엄청난 이익 낼 듯
그동안 국내 재벌그룹은 비상장회사가 그룹의 모회사격인 회사와의 순환출자구조를 출발하고 있는데 현대•기아차그룹은 모회사가 비상장사가 아닌 상장사로 돼 있어, 지분이양을 원활히 하기위해 비상장회사를 키워 지분이양을 위한 기지로 삼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로템 부지가 매각될 경우 평당 500만원은 호가할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시각이다. 부동산 랜드에 따르면 로템 의왕공장이 자리 잡고 있는 의왕시 삼동의 평당 매매가는 479만원에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있는 내손동은 평당 1,614만원에 거래되는 등 의왕시 평균 매매가는 평당 802만원에 달해 500~1,000만 원대에서 가격형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해당 부지는 역세권으로 국철 1호선인 의왕역과의 거리가 도보 5분도 채 안 되는 상태에서 공동주택이 들어설 경우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아파트 공사가 이뤄질 경우 그룹의 모든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엠코가 나서서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 실질적인 수익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로템 관계자는 “지난해 의왕시에 약 300여 평을 매각했는데 평당 가격은 300만 원선에 불과해 10억 원을 받는데 그쳤다”며 “노조는 회사가 땅장사를 해서 돈을 버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의선 씨 재산증식으로 경영권 확보
엠코는 차기 경영자 0순위인 정몽구 회장의 장남 의선 씨가 최대주주로 앉아 있어, 수익금은 향후 그룹의 지분인수에 상당부분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엠코를 종합건설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발표한 시점이 정 회장의 측근인 정순원 씨가 로템 대표이사 겸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6개월여 만에 발표한 것으로 이 같은 의혹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엠코는 5월4일 종합건설사로 육성시키겠다며 정 회장과 정의선 씨 기아차 현대모비스 글로비스 등이 모두 452억4,000만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엠코는 정의선 씨가 전체 주식의 25.0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정몽구 회장이 10.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기아차(19.99%) 현대모비스(19.99%) 글로비스(24.96%) 등이다.
여기에 기획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정순원 씨가 로템 부회장을 있는 것도 로템의 교통정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정순원 부회장은 1996년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을 시작으로 현대그룹에 발을 들여놓은 뒤 1999년 현대•기아차 기획조정실장 겸 기획실장을 맡으면서 정몽구 회장의 신임을 받아왔다. 이어 2001년 현대모비스 부사장과 현대자동차 기획총괄 본부장을 지낸 이후 2003년 자리를 정의선 씨에게 넘겨주고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장(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지난해 로템 사장 겸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그가 갖고 있던 자리는 고스란히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의선 씨가 맡았다.
이와 관련 좋은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재벌들은 주식을 양도함에 있어 과도한 양도세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절차를 밟기가 쉽지 않아 비상장사를 내세워 행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현대가 로템을 정리하고 엠코를 키운다는 것은 의선 씨의 재산을 늘려 주식양도를 수월하게 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관계자도 “재벌들은 비상장사를 그룹사에서 밀어 주기식 형태로 키운다음에 이러한 자본을 바탕으로 지배권을 물려주는 방법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해 로템에 대한 구조조정은 의선 씨의 재산증식과 더불어 지배권 양수를 위한 절차인 것으로 관측된다.
로템 관계자는 이 같은 주장과 관련 “의왕공장이 폐쇄되면 그룹차원에서 활용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중인데 현재로서는 자동차 R&D센타가 가장 유력하다”며 “해당 지역에 공사가 이뤄질 경우 그룹 자회사인 엠코가 맡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