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떡값 검사 7인’발표후 실명을 밝히지 않은 언론의 보도방침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의 거센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노의원의 발표가 있은 후인 지난 8월19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들은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전·현직 검사들의 실명공개와 그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검찰에 촉구해왔으나, 결국 검찰이 아닌 노회찬 의원을 통해 이들의 이름이 알려짐으로써 검찰은 다시 한번 ‘망신’을 당하게 됐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실명공개 외면 녹취록 부작용 부각한 언론 ‘질타’
민언련은 “노 의원의 녹취록 공개를 보도하는 일부 언론들의 태도는 ‘떡값 검사 감싸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7명 검사들의 실명을 모두 밝히면서 보도한 언론은 경향신문과 한겨레, 조선일보 정도이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검사들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노 의원의 녹취록 공개의 ‘부작용'과 ‘불법성' 논란을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동아일보는 'X파일 희생자 나오기 시작하나'라는 제목의 기사 뒤에 작은 제목으로 ‘사실관계 확인없는 폭로 논란…통비법 위반행위 해당', ‘金차관 억울하기 짝이 없다…수사 응해 진실 밝힐것'이라 보도, 실명이 밝혀진 검사들이 ‘X파일의 희생자'들이며 노 의원의 공개가 부당하다는 것, 당사자들은 억울해 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고 비난했다.
민언련은 또 중앙일보의 경우 ‘불법 도청 후폭풍, 노회찬 의원 삼성이 검사들 관리, 거명 당사자 돈 받은 일 전혀 없다', ‘내 이름 왜 끼워 넣나…법적 대응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앙일보가 ‘통신비밀보호법을 정면으로 위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이 어떤 경로를 통해 테이프를 입수했을 경우 이번 같은 상황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것', ‘면책특권의 한계나 남용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라며 녹취록 공개를 둘러싼 논란을 ‘조장’했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떡값 검사 ‘파면’요구
참여연대도 ‘떡값검사 7인’의 철저수사와 함께 현직 검사의 즉각 파면, 검찰내 소위 ‘삼성장학생’전모 수사를 적극 제기했다.
참여연대측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노회찬 의원이 안기부 X파일 녹취록을 근거로 밝힌 전·현직 고위 간부들은 검찰 고위간부들은 김XX 현 법무차관과 홍XX 현 광주지검장을 비롯하여 최XX 전 법무부장관, 김XX 전 법무부장관, 김XX 전 서울지검장, 안XX 전 대검 중수부장, 한XX 전 법무부차관 등 7명이다"며 “노 의원에 따르면 이들은 97년 대선을 앞둔 지난 97년 9월 뿐만 아니라 97년 연말, 그리고 96년에도 삼성그룹으로부터 수 천여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았다"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이들 전·현직 검사들이 삼성그룹으로부터 받은 금품은 포괄적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라고 전제 “검찰은 이들 7명의 전·현직 고위 간부들을 뇌물수수 혐의로 즉각 수사해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참여연대측은 “이들 검찰 고위간부들이 금품을 수수한 것이 단지 96년과 97년만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들 7명의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외에도 삼성그룹으로 검찰고위간부 외에도 삼성그룹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이른바 ‘삼성장학생’이라 불리우는 검사들이 더 있을 것”임을 직시, 이들을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회찬 ‘나를 기소하려면 하라’
떡값검사 7인 실명공개후 심경 밝혀
떡값검사 7인의 실명을 공개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8월24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나를 기소하려면 하라'는 이례적 심경을 밝혀 시선을 모았다. 다음은 노 의원이 밝힌 입장내용이다.
오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떡값검찰 7인의 실명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 그 사실을 미리 보도자료에 담아 배포했다. 면책특권 범위 안이니 밖이니 말들이 무성하다. 나를 기소하고 싶은가? 기소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국민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은 알리는 것이 도리다. 나라와 국민에게 도움 되고 옳은 일이라면, 법의 잣대에 개의치 않고 나는 한다.
나의 오늘 행동이 공익에 반한다면, 국민이 알 필요도 없는 내용을 공개하고 부당하게 사리(私利)를 추구했다면, 스스로 면책특권을 포기할 것이다. 나 스스로 나의 손목에 수갑을 채울 것이다.
과거 ‘내부고발자’들은 범법자였다. 수많은 사람이 법의 잣대로 심판받았다. 그 덕분에 내부고발자 보호제도가 정착되었다. 만일 내가 도청테이프에 들어 있는 떡값검사들의 명단을 보고서도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으로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옳다면 해야 한다. 다시 또 이런 상황에 처한다 하더라도 나의 행동은 똑같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