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실은 도서관에 있다. 국회 감사관실 역시 국회 안에 공간을 못 얻어 국회도서관 건물을 사용 중이다. 국회 상임위 사무실은 국회의사당 건물 3층,4층,5층에 모두 뿔뿔이 흐터져 있다. 회기가 열리면 국회사무처 여직원들은 위아래 문서수발 등을 위해 뛰어다니기 바쁘다.”
“20년전 2명의 조사관이 근무하던 방엔 지금 늘어난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6~8명의 조사관이 근무하지만 공간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
국회 프레스센터에 기자들이 못가는(?)이유
요즘 국회의사당 안엔 묘한 기류가 흐른다. 원인은 하나, 국회 지하1층에 새로 지어진 프레스센터 때문이다. 최근 2~3년새에 급격하게 늘어난 국회 출입기자수는 현재 상시출입기자 540여명에 교체출입기자까지 포함하면 1,600여명에 달한다. 이러다보니 국회 기자실은 협소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태.
국회사무처가 총 42억원을 투입해 지난 4월부터 신축 프레스센터를 완공한 이유는 두가지다. 하나는 협소한 기자실을 보다 넓게 여러명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편의제공, 또다른 하나는 흐터진 국회사무처 및 상임위 사무실을 근거리에 배치 효율적인 국회업무에 임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회사무처는 곤경(?)에 처했다. ㄱ방송 등 유력방송사와 ㄱ신문, ㅅ신문 등 중앙지 몇 곳의 기자들이 새로 지어진 프레스센터가 지하1층에 소재해 환기와 취재동선에 문제가 있다는 등을 이유로 이전거부 입장을 밝혀놨기 때문.
“20년씩이나 국회사무처는 흐터져 일했는데 새로 지은 프레스센터가 단지 지하라는 이유만으로 최신식 시설을 외면하다니…”탄식 섞인 사무처 직원들의 볼멘소리는 국회 출입기자들이 “좀 너무한다”는 감정섞인 발언으로까지 이어진다. “기자실이 빠지면 500여명 국회사무처 여직원을 위한 휴게실도 하나 내줄수 있다던데…”수년 전 국회 기자실에서 담배심부름, 동전심부름을 맡았던 여직원의 탄식도 어김없이 흘러내린다.
기자들 “빨리 가자”vs“안가”로 갈려 씁쓸
완공된 새 국회프레스센터 규모는 기존 286평 361석의 기자실 공간을 440평, 435석으로 크게 늘렸다. 기자회견장도 기존 50평, 50석에서 80평, 65석으로 면적과 좌석수가 모두 커졌다. 또 제1,2,3 기자실도 모두 20%이상 면적이 늘어났고, 특히 TV기자실은 현재보다 면적은 110%, 좌석은 160%가 늘었다.
사무처는 새 기자실이 지하1층임을 감안, 약 4억원을 들여 온도와 습도,기류 등을 조절하고 공기속의 먼지도 제거하는 전용공조시스템도 설치했다. 이밖에도 기자들을 위한 40평 규모의 휴게실과 10평규모의 전용화장실이 배치됐다.
하지만 해당언론사들의 신청을 거쳐 8월께는 오픈이 예상됐던 국회 새 기자실은 말그대로 개장도 못한채 휴업상태를 못면하고 있다.
“누가 그러대요. 돼지 열 마리는 데리고 여행을 가도 기자 세명은 함께 못간다구요. 정말 그런가요?”
기자들 사이에서조차 의견이 분분한 새 기자실 이전.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이전 앙케이트에 바쁜 한 사무처 직원의 질문이 그저 답답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