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은 영웅인가, 독재자인가. 19일 시작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재판을 놓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에 반응이 크게 엇갈렸다. 연합뉴스는 팔레스타인은 후세인을 미 제국주의의 희생양이자 위기의 시대에 그들 편에 섰던 유일한 지도자로, 그가 저지른 죄 이상으로 비난받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이스라엘은 자국을 절멸시키는 데 혈안이 된 독재자라며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고 연합뉴스는 20일 현지 반응을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후세인 재판을 보는 양측 국민의 이같은 시각차는 후세인과 얽힌 그들의 오랜 역사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 1991년 1차 걸프전 당시의 기억을 지울 수 없다. 당시 후세인은 이스라엘에 39발의 쇼커트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슬람 복지기구들로부터 모아진 자금을 팔레스타인 전사들의 가족들에게 정기적으로 보내줬다.
재판이 열린 날 저녁 가자시티에선 수십 명의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후세인 사진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후세인 지지 행진을 벌였다.
반면 걸프전 당시 후세인으로부터 미사일 세례를 받았던 이스라엘은 이번 재판을 아랍지도자들이 그들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역사적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유발 스타이니츠 이스라엘 의회 국방·외교위원장은 “이번 재판은 보복이 아니라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시드 대통령처럼 후세인의 뒤를 따르려는 사람들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