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독감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조류독감이라는 악명 높은 독감이 뉴스를 오르락 거리고 있어 어느 해 겨울보다 더욱 ‘독감 공포’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독감은 감기와 어떻게 다른지,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유행됐다 사라지는 바이러스
독감은 콧물 기침 인후통 코막힘 발열 근육통 등 감기의 증상이 더욱 심한 형태로 나타나는 게 보통이다. 그래서 독감을 독한 감기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독감과 감기는 다른 질환으로 분류된다.
일산병원 감염내과 허애정 전문의는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염증으로 성대를 포함해 기관지까지 바이러스가 침입해 유발되는 질환이다”며, “원인 바이러스가 상이한 전혀 다른 전염병으로 증상이 아주 심하고 전염성이 강해 단시일 내에 유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독감은 겨울철에 집중적으로 발생되며 그 나라, 또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돌다가 없어진다. 허 전문의는 “원인으로는 RNA 바이러스의 일종인 인플루엔자 A, B, C 등이 있는데 바이러스가 가지는 두 가지 항원에 따라 아형으로 분류되며 같은 아형 내에서도 항원성에 차이가 있어 바이러스 분리지역을 같이 표기한다”고 설명했다. ‘소련’ ‘홍콩’ 등 지역 이름을 붙인 것은 그 바이러스를 처음 검출한 지역을 의미한다. 사람이 걸리는 독감은 A와 B형인데 B형은 비교적 증상이 약하므로 통상 A형 독감이 문제가 된다.
세계적 대유행10~15년 주기
임상적으로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과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확한 발생 수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유행하면 인구의 10~20%가 감염되고 특히 변이가 심한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감염자가 더 늘어 40%에 달하기도 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이혁표 교수는 “독감은 거의 매년 발생되고 있으며 국지적인 유행은 매 1~3년마다 있고, 전 세계적인 대유행은 매 10~15년마다 있다”고 말했다. 독감의 유행은 갑자기 시작돼 2~3주에 절정에 달하고 2~3개월 가량 지속된다. 이 교수는 또한 “유행이 있게 되면 열을 동반한 호흡기 증상을 가진 소아환자가 가장 먼저 폭발적으로 늘고, 다음으로 어른 환자가 늘며, 마지막에 폐렴 및 만성호흡기질환의 악화 등으로 입원환자가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독감의 증상은 1~3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39도 이상의 고열 오한 심한 두통이 갑자기 나타난다. 눈이 시리며 빨개지고 타는 듯하게 가려운게 보통이다. 그 외 인후통, 가래 없는 마른기침 등이 동반된다. 이러한 호흡기 증상 및 근육통이 2주일 이상 계속되면서 기침을 할 때 가슴 부위의 통증이 동반되거나, 전신피로감 및 극도의 불쾌감 등이 있을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은 심하게 앓고 나면 괜찮지만 노약자나 폐질환 환자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다. 허 전문의는 “합병증으로 인플루엔자 폐렴, 이차적인 세균감염에 의한 세균성폐렴이 가장 흔하며 폐 이외의 합병증으로 뇌척수막염, 심낭염 및 심근염이 있다. 소아는 라이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70% 정도 예방효과
독감 예방은 무엇보다도 백신 접종이 최고다. 독감 예방주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사멸시켜 만들며, 매년 독감의 형이 변할 수 있어 예방효과는 유행형을 얼마나 예측해서 만들었는가에 따라 달라지나 보통 2/3 정도의 예방 효과는 있다. 완전히 발병을 막지 못해도 증상과 합병증을 덜어 주는 것이다. 독감 예방주사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가 감기에 안 걸리거나 덜 걸린다는 것인데 독감과 감기가 다른 바이러스인 만큼 독감 백신은 감기에는 효과가 없다.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만성적인 호흡기 및 심장질환자, 당뇨병 신부전 간경병 환자, 독감이 유행할 시기에 임신 2기나 3기에 해당하는 산모, 환자의 가족, 의료인 등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 위험도 높거나, 합병증의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특히, 올해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 국가를 비롯, 인근 중국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상황임으로 닭 오리 농장 및 관련 업계 종사자는 일반 일플루엔자와 중복감염 방지를 위해 더욱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예방주사를 맞은 후 항체가 생성되는데 2주가 걸리기 때문에 예방접종 시기는 10~11월이 좋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 고운영 팀장은 “인플루엔자 유행을 모니터한 결과 2001년 2~3월, 2002년 11~12월, 2004년 3~4월 등 최근 5년간 주로 12월과 그 다음해 4월 사이에 유행이 발생했다”며,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충분한 예방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약 2주가 걸리기 때문에 11월에 예방접종을 받아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충분한 수면과 영양 통해 저향력 키워야
예방접종 시기를 이미 넘겼다면 일상생활에서 예방법을 찾으면 된다. 물론, 독감 백신이 100%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예방접종을 했다고 해도 평소 독감 예방을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독감은 급성기 환자로부터 나온 호흡기 분비물이 기침이나 재채기시 나와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데, 손과 손의 접촉이나 손이 닿는 매개물로부터도 전염이 가능하다”며, “독감의 유행시기에는 환자와의 접촉 기회를 줄이기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가능한 피하고 손발을 자주 씻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후 돌아오면 양치질을 하는 등 개인위생에 유념해야 한다. 신체적 무리를 피해 몸의 상태를 최선으로 유지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 등 평소의 건강을 좋게 유지하고 영양과 수면을 충분히 취해 저항력을 키우는 것도 독감에서 멀어지는 길이다.
일단 독감에 걸려 합병증이 생기면 경과가 심각해짐은 물론 노인층이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드물게는 사망에까지 이른다. 따라서 발열 등이 호전되던 중에 다시 악화될 경우 합병증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