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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로랜드고릴라 ‘고리롱’의 삶과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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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차병원과 공동으로 인공수정 통해 후손 이어주기로

최고 몸값 … 고리롱 할아버지 … 후대없이 노환으로 숨 거둬

지난 17일 밤 8시 10분. 서울동물원 최고의 인기스타였던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1963생 추정)할아버지’가 우리나라 대표동물원인 서울동물원과 함께 해왔던 역사를 뒤로 하고 노환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고릴라의 평균수명이 야생에서 30~40년이라는 점에서 이보다 훨씬 오래 산 49살 추정(사람으로 치면 80~90세 가량)의 세월을 살아 온 장수동물 ‘고리롱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서울동물원의 대표적인 상징동물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 왔지만 평생을 살아오면서도 대(代)를 이어 줄 자식하나 남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고리롱 할아버지의 건강은 지난 1월 20일부터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힘이 없어 걸을 때마다 비틀거리기 시작했는가 하면 2월 10일경부터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누워 일어 날 줄을 몰랐다.

전담사육사와 수의사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매일같이 밤낮 없는 비상대기를 했다. 링거를 통한 영양제 주사를 투여하는 등 원기회복을 위한 노력에도 최선을 다했다.

노환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 했을 뿐 아니라 치아 또한 모두 마모되어 지난 2008년부터는 음식섭취도 어려워 사육사들은 매일같이 닭고기와 영양제를 첨가한 주먹밥을 만들어 일일이 입에 넣어 주는가 하면 특별 영양식단으로 건강을 챙겨 왔으나 모든 사육사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날 저녁 조용히 눈을 감고 말았다.

양쪽 발가락 절단 … 아내 고리나와의 결혼생활 순탄치 못해

고리롱할아버지의 삶은 우리나라 동물원의 역사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지난 1968년 1월(당시4~5살 추정) 아프리카로부터 처음 창경원으로 들어왔던 고리롱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함께 살아 온 아내 고리나와 결혼생활을 시작한 이후에도 부부간의 성격차이로 결코 행복하지 못한 생활을 이어 왔다.

이는 서울동물원의 전시인 과거 창경원 동물원 시절, 열악한 시설환경 탓으로 고리롱의 양쪽 발가락을 절단 할 수 밖에 없었던 불편한 몸은 항상 고리나와의 힘의 경쟁에서 밀려 약자의 설움을 겪어야 했다.

이들은 애뜻한 사랑한번 나눠 보지 못한 채 그 안타까움으로 모든 매스컴의 화제의 동물이 되기도 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이곳 서울동물원에만 보유하고 있는 로랜드고릴라는 몸값 또한 수입과정의 마진과 운송비 및 부대비용까지 계산한다면 10억원이 훨씬 넘을 뿐 아니라 ‘부르는게 값’이다.

국제적으로도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어 외국으로부터 수입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2세 출산의 기대는 더욱 절실하다 할 수 있다.

이에 지난 2009년 11월 1일. 서울동물원 개원 100년을 맞아 기존의 비좁고 낡은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고 신유인원관으로의 환경개선으로 이들 부부에게도 사랑의 기회는 찾아 왔다.

콘크리트 바닥은 천연잔디로 바뀌었으며 높은 나무와 돌산을 이용한 생태환경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개선됐다. 사계절 야외에서 생활 할 수 있도록 온돌침대도 깔아 주었으며 몰래관람창을 설치해 이들만의 은밀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배려했다.

2세 갖기 프로젝트 … 야동보는 고릴라로도 유명

새끼를 얻기 위한 사육사들의 눈물겨운 노력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지난 2010년 2월부터는 강남 차병원의 비뇨기과 박정원교수팀과 함께 로랜드고릴라 2세 갖기를 위한 ‘실버리본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실시해 왔다.

시답잖은 B급 농담처럼 들릴지 몰라도 고릴라들의 애정행동을 담은 동물 포르노라고 불리우는 ‘짝짓기 비디오’를 보여 주는가 하면 지난 해 9월부터는 발기부전 치료제까지 제공하는 등 이들의 속궁합을 맞추기 위한 사육사들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이들의 관계는 시간이 지나도 그저 데면데면 했다.

담당사육사 박현탁 주무관은 “‘돌부처’ 같은 수컷 고리롱에게 원인이 있다고 했다. 가끔 아내 고리나가 나뭇가지를 머리에 꽂고 몸을 부비는 등 고리롱에게 애정공세를 펼치기도 했지만 그대마다 큰 눈을 꿈뻑이며 먼 산만 쳐다보는 고리롱의 모습에 사육사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고 말한다.

“가끔 젊은 나이 탓에 거칠면서도 까탈스러운 성격의 고리나가 고리롱에게 다가가 집적거리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으나 그때마다 고리롱은 귀찮은 듯 수줍음 많은 행동으로 고리나를 거부하는 상충된 행동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불편한 몸으로 인해 고리롱이 고리나에게 힘의 서열에서 밀린 탓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하루 평균 10kg 먹어.. 짖궂은 행동으로 사육사들 골머리 썩히기도

최근까지 고리롱은 하루 10kg에 가까운 사료(바나나 1kg, 셀러리 200g, 사과 1,3kg, 곶감 170g, 고구마 300g, 당근 300g, 양배추 200g, 배추 500g, 상추 200g, 귤 700g, 식빵 200g, 건빵 40g, 단감 500g, 우유 600mm, 삶은 계란 4개, 요구르트 3개, 땅콩 50g 등 17가지)와 닭백숙 한 마리를 단숨에 먹어 치웠다.

마지막까지 죽음을 지켜 본 사육사들도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했던 것으로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살아생전 고리롱의 장난기는 관람객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큰소리를 지르는 관람객이 있으면 모르는 척 딴청을 피우다가도 흙이나 자신의 변을 관람객들에 던지고 달아나는 등의 짖궂은 행동을 보이며 관람객들이 익살스런 행동으로 관심을 유도했다. 그때마다 관람객들은 사육사를 찾아 항의 하는 등 골머리를 썩히기도 했다.

 

아내 고리나 인공수정 위해 생식기 보관.. 표피, 골격 표본으로 ‘이름 남기기로’

이제 우리나라 유일한 수컷 고릴라 ‘고리롱’은 우리들의 곁을 떠나 저 세상으로 떠났다.

서울동물원에서는 사망 2일째인 18일 오전 9시부터 3시간에 걸쳐 고리롱 사체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

고릴라 실버프로젝트를 함께 실시해 온 차병원의 박정원 교수팀과 서울동물원 동물병원 수의사진 공동으로 사망원인 분석을 위한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결과는 일단 노환으로 인해 장기가 상당히 훼손된 상태였으며 자세한 결과는 보름 후에 나올 예정이다.

한편 차병원 박정원교수는 부인 고리나의 2세 출산에 대한 희망을 얻고자 인공수정을 검토키로 하고 먼저 고리롱의 정자 유무확인 및 확보를 위해 생식기(고환)를 떼어 검사키로 했다.

또한 고리롱의 삶에 대한 역정을 기리고 향후 고릴라 연구 프로젝트를 위해 조직세포에 대해서는 냉동보관 샘플을 갖춰 놓고 공동연구에 대한 가치를 공유키로 했다.

표피와 골격은 표본 및 박제 처리 후 6개월 후 쯤이면 일반인에게 공개키로 해 인간을 위해 살다간 로랜드 고릴라 ‘고리롱’ 할아버지에 대한 넋을 영원히 기리며 동물사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로 했다. 한편 서울동물원에서는 한달동안을 고리롱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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