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가 아닌 이상 ‘도정’이란 단어는 낯설 수 밖에 없다. 도정(搗精)이란 곡류의 껍질을 벗겨내는 것을 의미하며, 벼를 도정한 것이 바로 쌀이다. 도정기가 없던 옛날에는 방아를 찧어서 도정을 했고, 얼마 전까지는 대형 정미소에서 대용량을 도정해서 팔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할인마트 등에서 즉석 도정기를 설치해놓고 필요한 만큼 소량을 도정해주는 주는 즉석 도정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쌀은 대개 10kg, 20kg 등 대용량으로 구입하여 장기간 놓고 먹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었다. 그러나 장기간 놓고 먹을 경우 색이 누래지거나 묵은 내가 나서, 그만큼 쌀의 신선도는 떨어지게 된다. 즉석도정미의 경우 필요한 만큼의 쌀을 바로 도정해주기 때문에 신선하다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야채가 신선하다거나, 생선이 신선하다는 말은 흔히들 쓰지만, 쌀이 신선하다는 것은 조금은 어색할 수 있다. 그러나 쌀도 벼의 껍질을 벗겨낸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껍질을 벗겨 놓은 채 오랫동안 두면, 맛과 영양이 변질될 수 밖에 없다.
귤 껍질을 벗겨놓은 채 두면 수분이 날라가고 맛과 향이 변하는 것처럼 쌀도 도정한지 14일이 지나면 산화가 시작되어 밥맛과 영양이 떨어진다.
햇반으로 밥 맛나는 세상!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녘 한가운데에 쌩뚱맞게 정장차림을 한 젊은 여자와 남자가 햇반을 큰소리로 부른다. 소리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후드득~ 떨리는 고개숙인 벼 이삭이 클로즈업되고, 이번에는 집안에 있어야 될 것 같은 차림의 가족이 나와 햇반을 다시 한번 목청 높여 부른다. 아니, 무슨 사연이길래 저렇게 햇반을 애타게 찾는지..이쯤되면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이번 햇반 광고는 ‘3일 내에 찧은 쌀로, 갓지은 밥맛’이란 컨셉으로 제작되었다. 소비자들이 찾을 때마다 3일 내에 찧은 신선한 쌀로 밥을 짓는다는 컨셉을 강조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벼에서 쌀로 도정되는 과정을 3D를 통해 구현하였다. 편하니깐, 맛있으니까 별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햇반을 구매해왔던 소비자들에게 햇반이 맛있는 이유를 알려주고 햇반의 가치를 환기시키자는 것이 ‘3일 내에 찧은 쌀로, 갓지은 밥맛’이란 컨셉의 광고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밥이 주식이기 때문에 벼농사는 삶의 근간이 되었고, ‘밥맛이 없다’는 것은 큰 욕이 되었다. 그만큼 밥맛만큼은 민감하게 여겼던 조상님들이 제일로 쳤던 것이 바로 ‘햅쌀’로 만든 바로 햇飯이다.
햇반은 가을에 추수한 햅쌀을 껍질째 저온 보관하여 추수한 상태 그대로 유지시킨 뒤, 햇반을 만들 때마다 바로바로 찧어서 밥을 짓고 있다. 햇반이 맛있는 이유는 이와 같이 3일내에 도정한 신선한 쌀로 밥을 지어 갓지은 밥맛을 내기 때문이다. 이는 신선한 원두커피의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서 갓 볶은 원두를 갈아서 바로 내려 마셔야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출시된 지 9년, 이미 햇반은 ‘맛있는 밥’으로 소비자의 인식 속에 남아있고,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맛있는 햇반 한그릇을 뚝딱 먹는 것도 좋지만, 이 맛있는 햇반 한그릇이 소비자의 식탁에 올려지기까지, 품종 좋은 벼를 좋은 땅에 심고 길러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3일내에 도정하여 정성껏 밥을 짓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 광고를 통해 한번 느껴봄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