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왕따’‘유빠’. 1월 4일 보건복지부장관에 전격 내정된 유시민(경기 고양덕양갑)의원 보도에 언론은 북새통을 이뤘다. 엎치락 뒷치락 하는 황우석 사태만 아니었다면 언론은 보건복지 장관 내정자 유 의원 보도에 한동안 더 총집결 했을 정도로. 이유가 뭘까. 그가 과연 ‘포스트 노무현’이기 때문인가.
유 보건복지 내정은 친노 전진배치
노 대통령의 5개장관 내정 결정에 열린우리당이 크게 당황한 이유는 어찌보면 정세균 당의장의 산자부장관 내정이 한 몫을 했다. 문희상 의장 사퇴이후 임시의장으로 당 안팎 단도리에 여념이 없던 정 의장의 느닷없는 입각발표는 당내 적지 않은 반발을 불러온 게 사실.
하지만 언론은 유 의원의 보건복지장관 내정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했다. 따지고 보면 인사청문회 제도가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되긴 하지만 장관기용은 대통령의 고유 인사권이고 또 보건복지부장관은 역대 모두 재야파가 기용됐다. 분배에 힘을 싣기위한 여당의 전략대로.
노 대통령의 유 보건복지장관 내정 이면엔 다분히 ‘친위세력의 전진배치’라는 포석이 함께한다. 개혁 마무리 시점에 도래 할수도 있는 조기레임덕에 대비, 누구를 세울 것 인가를 고민했을 법하다.
최측근이라 믿었던 사람도 떨어져 나간다는 정권교체기, 변함없는 충성을 보여준 유 의원의 장관선택에 노 대통령이 주저했을리 만무하다. 알다시피 유 보건복지장관 내정자는 2002년 대선시절 ‘노무현 일병 구하기’에 몸을 사리지 않았던 인물이다. 친노세력의 누리꾼들을 결집해 ‘인터넷 정당 개혁당’을 창당했고 민주당과의 합당을 통해 노대통령의 미약한 민주당내 기반을 적극 강화하는데 힘썼다.
그뿐인가. TV시사토론에서는 아예 대통령의 ‘입’을 자처했고 열린우리당 창당과 대통령 당선이후 최대고비 탄핵, 또 대연정 제안때도 어김없이 그의 편에 서 전사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레임덕 시기 유시민이 필요한 ‘노’
노 대통령으로선 어떤 이유로든 ‘유시민 브랜드’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2002년 대선때처럼 다시한번 인터넷 대통령 당선의 영광을 상기해봐도. 또 정동영-김근태 두 대권후보의 견제책으로도 유 의원의 입각은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왕의 남자’‘차세대 주자’‘포스트 노’…. 그런데 언론은 대통령보다 한술 더 떠 ‘모난 돌’유시민 공략에 나섰다. 대통령의 유시민 카드는 마치 대권후보 유시민(?)을 연상케 했을 정도다. 어찌됐든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로 대립각을 세워왔던 유 의원으로선 아주 혹독한 장관내정자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