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에 자리 잡은 8,868㎡규모의 세종로공원이 조성 20년 만에 탁 트인 역사문화공원으로 탈바꿈해 12일(토)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서울시는 작년 11월에 재정비를 착수해 2m 이상의 높은 화단 위에 나무를 심어 내부가 보이지 않았던 기존의 폐쇄형 구조를 시민들이 이용하기 쉽게 개방형 구조로 새롭게 조성해 재개장 한다고 8일 밝혔다.
세종로공원은 지난 1992년 지하주차장과 연계해 (주)SK에서 민자사업으로 조성한 공원으로서 노후된 시설과 높은 담장 등으로 시민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먼저, 새롭게 개방된 공원 전면부 광장에는 큰 키에 가지가 멋지게 늘어진 느티나무 26그루를 줄지어 심어 너른 광장이 잘 보이도록 개방감을 주고 여름에는 시원한 녹음이 드리워지도록 했다.
기존 설계된 느티나무 크기는 가슴높이 줄기직경(근원직경) 25㎝이었으나, 조경수로 재배된 나무들은 대부분 밀식돼 키만 크고 가지가 좁아 형태가 아름답지 않아,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도로인 세종대로 변에 심기에 부적합했다.
이에 따라 실무부서에서는 심은지 오래되고 수형이 아름다운 느티나무 중 이식이 가능한 나무들을 백방으로 수배하기 시작했고, 송파구 관내 도로 확장으로 이식이 예정된 느티나무를 찾았으나 이식시기가 맞지 않아 아쉽게 불발되었다.
이후 경기도 고양시 서울난지물재생센터 진입로의 대형 느티나무(근원직경 35㎝)들이 아름다운 수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찾아내 관리부서에 삼고초려한 끝에 이식할 수 있었다. 대신 그 자리에는 더 많은 나무를 새롭게 심도록 했다.
노후되고 세종로공원을 답답하게 만들었던 전면부 구조물은 평탄하게 개방해 3,200㎡ 규모의 열린 광장으로 새로 만들었는데, 이 광장에는 조선시대 사헌부와 병조 관아터 부지를 표현하고, 168㎡의 공간에 ‘한글글자마당’도 조성했다.
‘한글글자마당’에는 재외동포․다문화 가정 등을 포함한 11,172명의 국민들이 직접 쓴 초성․중성․종성으로 조합된 11,172자를 돌에 새겼다.
서울시는 과학성과 우수성이 높이 평가돼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한글이 K-pop 등 한류와 더불어 세계적 문화상품으로 부각 되고 있어 세종대로 일대를 한글 마루지로 조성하고 있다.
168㎡(가로 23.6m, 세로 7.1m) 면적으로 조성된 ‘한글글자마당’은 주춧돌 31개(가로 세로 각 60cm, 높이 30cm~80cm)와 날개돌 78개로 이루어져 있어 한글의 우수성을 관찰할 수 있다.
‘한글글자마당’에 참여한 국민들의 사연도 다양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글에 대해 애정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시는 광장 바닥은 조선시대 사헌부와 병조 관아터 위치를 알 수 있도록 바닥포장으로 표현했으며 야간조명도 설치했다. 입구에는 와편포장(기와조각으로 아름답게 표현) 등을 통해 역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는 의미도 담았다.
특히, 서울시는 세종로공원 재정비과정에서 느티나무 이외에도 8종 6,000그루의 나무와 수호초 등 4종 8,000포기의 야생화를 추가로 심어, 푸른 도심 속 녹지공간의 역할도 함께 제고했다.
이외에도 기존 지하주차장 안내사인이나 지하출입구의 무분별한 안내간판도 새롭게 재정비해 시각적으로 편안한 휴식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
한글글자마당 옆으로는 소규모 문화공연이 가능한 382㎡ 규모의 목재데크가 설치됐으며, 시민들이 도심을 걷거나 공연을 기다리면서 잠시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그늘막 2개소, 등의자 7개, 야외테이블 14개, 앉음벽 150m 등이 함께 배치됐다. 또한 목재데크 한쪽에는 12일(토)부터 테이크아웃카페도 운영된다.
현재 세종로공원은 마무리공사 중에 있으나, 개방공간이므로 공원을 둘러보는데 큰 무리는 없는 상태다. 공식 개장일인 오는 12일에는 ‘서울역사길걷기대회(10시, 세종로공원~인왕산~북악산)’가 개최된다.
‘서울역사길걷기대회’는 새롭게 조성된 세종로공원에서 간단한 개회식 이후 출발해 광화문광장, 감고당길, 북촌 한옥마을을 지나 삼청공원에 이른 후 다시 세종로공원으로 돌아오는 7km 코스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며, 도심가와 주택가, 산길로 이루어져 볼거리가 많다.
세종로공원의 이용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이나 세종문화회관 버스정류장에서 접근이 빠르고, 지하주차장 규모가 크므로 가족단위 나들이의 경우 지하에 주차할 수 있다.
또한, 세종로공원은 물론 광화문광장, 청계천, 서울광장 등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행사를 함께 이용할 수 있어서 더욱 편리하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닫힌 세종로공원이 열린 공간으로 재조성됨으로써 경복궁 - 광화문광장 - 세종문화회관 - 청계천 - 서울광장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중심축에 또 하나의 휴식․소통의 공간이 새로 생겨났다”고 말했다.